■ 식색성야

몇 년 전부터 이성을 '꼬시기' 위해 개발되었다는 페로몬이 연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걸 뿌리면 이성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론적으로 말해 '성공적인 작업'을 도와준다는 광고성 멘트 덕분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번쯤은 혹해서 이게 어떤 물건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이다.

"이거 한방이면 훅 간다. 아무리 막장이라도 이거 한번 뿌리고 나가면 여자애들이 확 꼬여들어!"

"야, 그래봤자 그게 향수지. 향수가 훅 가봐야 향수잖아!"

"이게 어떻게 향수냐? 이건 어디까지나 여자를 꼬시는 기능성 약품이라고! 이름부터가 다르잖아! 페로몬(pheromone)이 어떻게 향수(perfume)랑 같냐?"

페로몬이 시중에서 상품화 되어 팔리는 제품명 중 대부분이 '페로몬 향수'이기에 페로몬을 향수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일정부분 수긍이 가는 대목이 있다).

그렇다면 이 페로몬이란 건 향수일까? 향수의 개발동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중세유럽에선 목욕을 기피하는 종교적 이유 덕분에 씻지 않았고, 그 고린내를 지우기 위해 향수를 썼다는 좀 덜 로맨틱한 이야기까지 가는 걸 보면, 결코 섹스어필하고는 거리가 있는데 말이다. 하긴 섹스어필하게 쓰이는 경우도 있긴 있었다.

인류가 찾아낸 향수 원료 중 가장 오래됐다는 사향의 경우 남성의 테스토스테론과 너무도 흡사해 사향 냄새를 맡으면 여성의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 월경 주기가 짧아지고, 배란이 잦아지면서 임신확률이 높아지긴 한다. 실제 사향의 경우 여성의 성욕을 자극한다는 건 사실이다. 덕분에 사향을 약재로 쓴다거나, 사향주머니를 달고 다니면 이성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는 민간처방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사향이 페로몬일까?

여기서 페로몬의 사전적 의미를 확인해 보면,

"페로몬 [pheromone] : 같은 종(種) 동물의 개체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체외분비성 물질로, 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예는 개미류의 집 속의 사회행동 조절이나 먹이가 있는 곳, 위험의 전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후각이 발달한 포유류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하는데, 몸에 페로몬 분비선을 가지고 그 분비물을 보통은 세력권(텃세권)의 표지에 사용한다.(중략)" - 네이버 백과사전 중 발췌

결론적으로 말해서 페로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아직까지 적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인간들은 서로의 땀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페로몬의 효과를 가진 화학신호를 분비하는 장소로 알려진 아포크린(apocrine)샘이 집중된 겨드랑이의 땀은 인간들에게 '강력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열 명의 여성에게 다른 여자의 겨드랑이에서 나온 땀을 규칙적인 간격으로 코에 발라주었더니 '땀주인의 생리주기'에 맞춰서 생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친구와 모녀지간, 자매지간 등 가까운 사이의 여성들이 생리기간이 비슷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다)

페로몬이 연인들에게 사랑의 묘약 정도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자가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16세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시절 연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사랑의 사과' 에피소드이다. 이 당시 사랑하는 연인들은 사과껍질을 벗긴 사과를 겨드랑이에 끼워두었다가 땀에 절면 그걸 연인에게 건넸다고 한다. 페로몬이란 건 돈 주고 안사도 우리몸속에서 부지런히 생산되고 있었던 것이다. 여름에 겨드랑이에 땀 안 나게 하겠다고 보톡스 맞는 여성분들이 새겨들으시길 빌겠습니다.

# 그동안 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1일자부터는 최수진의 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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