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색성야(食色性也)] 과학이 발전해서 여자들 오르가즘을 내팽개쳤다고?

한 통계에 따르면, 아내들이 남편과의 섹스 후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 1위에 올라간 말이,

"오늘 나 어땠어? 좋았어?"

라는 '확인성 멘트'라고 한다. 문제는 일전에 여성들의 신음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언급했던 것처럼 아내들의 남편 배려 정서에 따라 별로 좋지 않았지만, 남편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혹은 남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

"응, 좋았어. 자기가 최고야!"

라는 멘트를 하는 것이다. 좋지도 않은데 좋다고 하면 남성들은 자기들이 하는 것이 좋은 건지 알고, 반성이나 개선의 의지 없이 그대로 밀어 붙인다는 것이다(우는 아이에게 젖 한번 더 물린다 하지 않았는가? 원하는 것은 말하는 것이 부부관계를 위해서도 좋다).

아내들은 언제까지 남편들의 입장을 배려해주고, 기를 살려줘야 하는 것일까? 아니, 근본적으로 남성들이 자기본위의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오르가즘을 생각하고, 아내를 배려하는 섹스가 실종한 이유가 뭘까?

"무슨 소리야! 난 거사 치른 후에 마누라한테 꼬박꼬박 묻는데! 마누라도 좋다고 했어!"

아내에게 묻는다는 자체가, 스스로 불안하다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아내의 오르가즘을 위해 노력했다면, 이런 질문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과학이 발전하지만 않았다면 여성들은 자신의 오르가즘 때문에 고민할 일도, 섹스 때문에 괴로워할 일도 없었을지 모른다. 남성들은 기를 쓰고 아내의 오르가즘을 위해 온 몸을 내던졌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내가 오르가즘에 도달하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야, 그게 말이 돼? 과학이 발전해서 여자들 오르가즘을 내팽개쳤다고? 과학이랑 섹스가 무슨 상관이라고?"

"여자 흥분시키면 누가 떡을 준대? 아님, 밥을 준대?"

"이런 논리라면, 22세기가 되면 여자들은 아예 불감증에 걸리겠다?"

과연 과학이 발전했기 때문에 여성들의 오르가즘이 사라진 것일까? 실제로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유럽과 미국의 많은 남성들... 특히 아내가 있는 남편들은 기를 쓰고 마누라를 오르가즘으로 도달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헉헉... 메... 메리, 이... 이... 이 정도면 만족해?"

"허... 헉... 토... 톰, 조... 조금만 더... 톰..."

"헉헉... 아... 알았어. 내... 내가... 헉헉..."

"어머, 톰! 자기 코피 나!"

"응? 아, 이거? 괜찮아. 자기... 자기는 어때?"

"나? 난 좋아. 근데, 자기 코피 난다니까."

"괘...괜찮다니까."

그랬다. 18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유부남들은 아내들의 오르가즘을 위해 그야말로 사력을 다했다. 이런 노력은 18세기 중반이 되면 절정에 올랐고, 과학이 발전되기 시작한 18세기 말, 그리고 세계의 모든 부와 재화가 영국으로 몰리던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이 되자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뭐야? 괜히 지금까지 헛힘 뽑아냈잖아? 필요도 없는데... 나 즐기기도 바쁜데, 마누라 챙길 정신이 어딨어? 대충 넘어가자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8세기 중반까지 마누라를 위해 헌신했던 이들이 18세기 말이 되자 마누라에게 등을 돌린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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