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색성야(食色性也)] 섹스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2)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고, 백악관의 주인이 된 빌 클린턴! 그러나 그에게 기다리는 건 고된 가시밭길이었다.

"행정부만 장악하면 뭐 하냐고? 의회는 전부 공화당 손에 들어가 있는데... 무슨 정책을 펼치고 싶어도 손발이 맞아야지."

클린턴 당선 이후 수많은 이익단체들(전미 총기협회 같은 곳)이 자유주의 성향의 빌 클린턴을 저지해 보겠다고, 공화당에 몰표를 던졌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빌 클린턴을 압박하는 또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청소년들의 섹스였다.

"이것들이 말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눈만 마주치면 섹스야!"

"그것들도 사람인데,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고 싶어 했으면, 끝까지 지들이 책임져야 할 거 아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걸프전의 영웅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이긴 클린턴! 그러나 막상 백악관에 들어가 보니 청소년의 섹스로 국가재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걸 확인하게 된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럴까?

당시 상황을 보자면(클린턴이 집권했던 90년대 중반), 흑인 여성의 68%, 백인 여성의 22%가 아빠 없이 여성 혼자 아이를 키웠고, 미국 전역의 흑인 소녀 전체의 반 이상이 16세 이전에 임신을 경험했다.(흑인의 경우 미국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이자, 못가진 자였기에 결국 할 수 있는 놀이가 섹스였나 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15∼19세 소녀 가운데 매년 100만명 이상이 출산을 하는 지경에 이르자 국가재정에까지 '위기감'이 전해졌다. 바로 사회복지기금 고갈과 함께 미혼모들의 사회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이다. 결국 클린턴은 항복을 하게 되고, 민주당의 리버럴함을 포기하고 강력한 '섹스 규제'에 들어가게 된다.

"아니, 민주당 하면 청소년의 자유스러운 성생활을 보장하는 정당 아닙니까? 이건 우리들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의 마음을 배신하는 짓입니다!"

"야야, 우리가 자유스러운 성생활을 주장하는 근거가 뭐야?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할 거 아냐! 찍찍 싸대기만 하고, 애들 임신하면 나 몰라라 하는 게 자유야? 책임이 전제하는 자유가 필요한 거 아냐!"

"그러니까, 찍찍 싸대기만 하는 애들 잡아다 놓고, 피임 교육을 시켜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조건 하지 말라는 건 공화당 애들이랑 다른 게 없잖습니까?"

"애들 잡아다 놓고, 콘돔 쓰는 거 가르칠 시간이 없다니까! 1년이면, 미혼모들이 낳은 애들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 못 봤어? 당장 걔네들한테 나가는 사회보장비용에 푸드 스탬프(Food Stamp : 현금처럼 식료품을 살 수 있으나, 현금화는 불가능한 사회보장책. 저소득층의 생계보장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애들 섹스부터 말려야 해!"

이런 전차로 채택된 것이 바로 'Just say NO!'(안된다고 말하세요) 캠페인이다.

"야, 젊었을 때 잘못 휘두르면 인생막장 되는 거야. 에이즈 걸리면, 인생 끝나는 거야. 안 그래? 그리고 운 좋게 에이즈 안 걸렸다 치자. 애 임신하면 어쩔 건데? 네가 키울 거야? 아니잖아. 너 먹고 살 길도 안 보이는데, 애까지 딸려 봐라. 인생 완전 막장 되는 거다. 그러니까, 하자고 치근덕거리면... 안 된다고 말해. 네가 하고 싶으면 모르겠지만, 남자친구가 하자고 계속 치근덕거리면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해. 그게 네 인생 구하는 길이라니까."

클린턴 행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섹스교육정책! 과연 미국 청소년들의 섹스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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