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색성야(食色性也)] 섹스는 인류멸망의 시작이니라 (3)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도 첫날밤을 치러선 안 된다는 주장! 그렇다, 결혼하고 나서 3일간은 '로비아스의 밤'이라고 해서 섹스를 해서는 안됐다. 만약, 이를 어겼을 경우에는 상당한 보복이 뒤따랐는데,

"네들 내가 섹스하지 말랬지?"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청춘남녀를 한방에 넣어두고 3일간 아무 짓도 하지 말라니요? 그것도 합법적으로 결혼한 부부를 말입니다! 제가 고잡니까? 몸에서 사리 만들 일 있습니까?"

"이것들이… 안 되겠어. 네들은 앞으로 30일간 교회 나오지 마!"

"30…일 간이나요?"

중세시대 교회의 권위는 왕의 그것을 능가했었다. 교회 출입금지는 곧 사회생활을 박탈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30일 지나면, 교회 다시 나갈 수 있는 건가요?"

"까는 소리 하고 앉아 있네. 그렇게 큰 죄를 지었는데, 쉽게 교회를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30일 지나고 나서, 네들 하는 꼴 보고 허락할 거야."

"하는 꼴이요?"

"일단, 30일 지난 다음에는 40일간 고행과 네들의 정성… 그러니까 헌금을 내야 해. 그 정성을 봐 가면서 허락할 테니까. 알아서들 해. 알겠어?"

합법적으로 신부 앞에서 결혼서약을 한 신혼부부가 신혼 첫날밤 섹스를 했다는 이유로 이 정도의 제재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있어서 시작일 뿐이었다.

"그럼… 로비아스의 밤만 넘기고 나면, 저희들 마음대로 섹스해도 되는 겁니까?"

"장난하냐? 네들 몸이 네들 거냐? 다 하나님 건데, 그걸 함부로 놀려? 말이 되냐? 왜 그래? 아마추어들처럼?"

"그럼, 결혼하고도 섹스를 마음대로 못하는 겁니까?"

"당연하지, 일단 주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섹스를 해서는 안 돼."

"일주일 중에 3일을 하지 말라구요?"

"그리고, 부활절 전 40일 동안과 크리스마스 전 40일 동안도 섹스를 해서는 안 돼. 성스러운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하고, 부활하는 날을 경건한 몸과 마음으로 영접해야 하는데, 어디 불경스럽게 섹스를 해? 절대 안 돼!"

"신부님! 그 소리는 1년의 절반 이상을 섹스하지 말란 소리잖슴까?"

"아, 맞다 깜빡 잊을 뻔했는데… 성찬식(eucharistia : 그리스도는 죽기 전날 밤 예루살렘에서 열두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가졌다. 그때 그는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자기를 십자가에 의한 희생으로 미리 바치면서 이를 기념하여 의식을 거행하도록 제자들에게 명령하였다) 전 3일도 섹스를 해서는 안 된다. 잘 적어둬라. 나중에 몰랐어요 그랬다가는 혼난다."

"신부님… 그럼, 저희는 언제 섹스를 하고, 언제 애를 만듭니까? 1년의 절반 이상이 섹스를 하면 안 되는 날인데, 저희 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잘 찾아보면, 빈 날도 많잖아! 네들 지금은 1년 365일 계속 섹스할 것 같이 말하지만, 신혼생활 좀 지나봐라. 마누라 얼굴만 봐도 토 쏠리고 그럴거야. 아, 그리고 노파심에서 한마디 더 하는데, 만약에 내가 하지 말라는 날 섹스했다가는 30일간 교회 출입금지에 40일간 고행에 특별헌금 내야 한다. 알겠지? 날짜 피해서 조심해서 해라."

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황당한 섹스 금지일들… 과연 기독교 사제들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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