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나쁜 병' 걸렸고, 이걸 정부가 치료해 주러왔다고…"

1932년 미국공중보건국(USPHS)은 미국 앨라배마주 중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약 11,600명의 자그마한 소도시 터스키기(Tuskegee)에 있는 흑인 매독 환자를 대상으로 매독연구에 들어가기로 한다. 실험의 목표는 단순했다.

"매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 일상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험목표부터 사악하지 않은가? 이들은 목표를 결정하자마자 바로 실험집단을 모집하기 위해 터스키기로 달려간다.

"일단 매독에 걸린 검둥이들을 모아봐."

"매독에 걸리기만 하면 됩니까?"

"야, 그럼 한도 끝도 없어. 실험의 목적상 최소 5년 이상 매독을 앓고 있는 애들로 모아 와. 그래도 한 5년 이상 걸렸어야지 어디 가서 파이프 좀 샜다고 말을 할 수 있지."

이리하여 공중보건국은 터스키기 지역의 25~60세 사이의 흑인 매독환자 412명을 확보하게 된다.

"야, 매독환자만 뽑으면 어떻게 해? 매독 걸리지 않은 애도 뽑아야지."

"예?"

"정상인 애를 뽑아야지 매독 걸린 애랑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거 아냐!"

매독에 걸린 412명의 환자에 더해서 204명의 정상적인 흑인도 같이 뽑게 된다. 이렇게 모든 교보재(?)가 준비되자 공중보건국은 1936년부터 실험에 들어가게 된다.

"에, 여러분들은 인류의 '매독과의 전쟁'에 선봉에 선 수색대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저 검둥이들의 새는 파이프들을 들춰봄으로 해서 우리는 매독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겁니다."

"저기요, 그럼 검둥이들한테는 우리가 매독 치료하러 왔다고 말하면 됩니까?"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거의 다 까막눈이라 뭐가 뭔지도 모를 겁니다. 여러분들은 가서 당신들은 나쁜 피(bad blood)라는 병에 걸렸고, 이걸 위대한 아메리카 합중국 정부가 치료해 주러 왔다고 말하면 되는 겁니다."

"에이, 애들이 아무리 바보라도 그 정도는 알죠."

"모릅니다. 걔들 완전 바봅니다."

"그래도 의심을 하면 어쩝니까?"

"그래서 흑인 간호사를 붙여 드리는 겁니다. 지네 동족이 자기를 실험할 리는 없다고 믿지 않겠습니까?"

실험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완비되었던 1936년. 미국공중보건국은 앞으로 30여년 이상 자행될 인체실험에 들어간다.

"의사 선생님, 저는 그럼 낫는 거죠? 의사 선생님이 치료해 주시는 거죠?"

"그럼요."

"정말이죠?"

"이 사람이… 내가 딱지치기해서 의사자격증 딴 줄 아나? 다 알아서 해준다니까!"

"야! 선생님이 돈도 안 받고 이렇게 치료해 주시는데 뭘 의심해. 선생님,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식, 멘트 치는 거 보니까 사회생활 잘하게 생겼네. 오케이 나한테 맡겨 둬."

당시 백인 의사들이 했던 치료는…, 없었다. 정기적으로 채혈을 했고 심심하면 척추에서 뇌척수액을 뽑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은 백인 의사들을 믿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병 걸렸는데 공짜로 치료를 해주고 병원 오라고 차도 보내주고 밥도 줬으니 말이다. 과연 이 흉악한 인체실험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