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성생활? 아 가능하다니까! 잘린 거 처음 봐?"

남성들에겐 본능적으로 거세공포증이 있다. 아버지가 자신의 성기를 자르지 않을까 하는 거세 공포증, 잠재적으로 거의 모든 남성들에겐 이 거세 공포증이 있다. 남성성의 상징이자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확인케 해주는 성기는 남자에게 있어서는 존재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 성기가 잘려나간다면 어떨까? 남성으로서의 역할은 거기서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잘린' 덕분에 성공한 인물을 곧잘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사기(史記)의 저자인 사마천(司馬遷)이다. 물론 환관이 되기 전에 잘나가는 고위관료였고, 잘린 이후에는 일생을 한나라와 자신을 고자로 만든 한 무제에 대한 증오로 살았으니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로 잘려서 '성공'을 찾았던 인물은 누구일까?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자기야, 오늘 나 술 마셨거든?"

"어이구, 야! 네가 술 안 마신 날이 있어? 목욕하겠다고 양조장 찾아가는 놈이 새삼스럽게 보고는 왜 하는데?"

"그러니까, 술 마신 김에 우리 오랜만에 같이 한번…."

"오랜만에 뭐? 이 사람이, 멀쩡할 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니만 놔! 안 해! 못 해!"

"어허, 가만 있어보라니까."

"안 해! 이건 강간이야!"

"부부 사이에 강간은 무슨, 이게 어디서 앙탈이야?"

"안 한다니까!"

"이게 어디서…, 가만히 있어!"

퇴역해군이었던 존 웨인 보비트(John Wayne Bobbite)는 인생막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하루라도 입에서 술 냄새가 가실 날이 없었던 보비트! 만약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그저 그런 알콜 중독자로 끝나겠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나쁜 습관이 있었으니 술만 마시면 아내를 덮쳤다는 것이다.

부부 강간도 명백한 강간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한국의 경우도 여론조사 결과 성인 10명 중 8명이 부부 강간을 강간으로 인정했다) 보비트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였다. 그의 아내 로레나는 이런 지옥과 같은 삶을 몇 년 동안이나 참고 견뎌야 했다. 그리고 운명의 1993년 6월 23일이 찾아왔다.

"자기야, 오늘도 나 한잔했거든?"

"그래서?"

"자기도 나 은근히 술 마시는 거 기대하잖아. 안 그래?"

"아니거든?"

"뭐…, 뭐야? 자기 갑자기…, 으악!"

로레나는 술에 만취해 자신을 강간한 남편의 성기를 8인치짜리 식칼로 잘라버렸다. 지금으로부터 꼭 15년 전의 일이다(당시 국내 언론에서도 해외토픽으로 소개되었다). 로레나의 입장에서는 합당한(?) 보복이겠지만, 보비트로서는 자신의 남성성에 대한 최대의 위기였던 그날 밤! 보비트는 자신의 잘린 성기를 들고 희대의 '성기접합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9시간의 수술시간과 5만 달러의 수술비용이 들었던 이 성기접합수술! 일반 대중들은 이 사건의 본질인 부부강간보다는 과연 보비트의 성기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지에 더 관심을 보였다.

"보비트씨, 실제로 성생활이 가능합니까?"

"보비트씨, 화장실은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아 가능하다니까! 왜들 그래? 잘린 거 처음 봐?"

"예. 처음 봅니다."

"……."

"한번 보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주변의 뜨거운 관심! 과연 보비트는 정상적인 생활…, 아니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했을까? 이야기는 다음회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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