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는 '생명의 나침반'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아이작 뉴턴이 처음 생각해냈다고 한다. 뉴턴의 발상은 300여년이 흐른 1957년 10월 구 소련에 의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되면서 현실이 되었다. 현재 지구 궤도에는 수천개의 인공위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위성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기능은 다양하다. 지표와 대기에 관한 자료수집이 목적인 과학위성을 비롯해 기상정보를 수집하는 기상위성, 세계 각지를 연결하는 통신위성, 정찰과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군사위성까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인공위성은 GPS나 위성전화 등을 통해 등산과 탐험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GPS(위성항법장치)는 기상, 인공, 측지, 항해,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GPS는 위치정보는 물론 현재시간, 달력, 계산기, 해와 달, 고도,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기능을 해준다. 심지어 미리 등산로를 설정해 산을 안전하게 오르고 내려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만약 산에서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 길을 잃었을 때도 GPS만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올 수 있는 궤적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GPS는 군사용과 민간용에 따라 좌표 표기가 달라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지구 궤도에 자리한 24개의 위성이 GPS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위성은 높이에 따라 범위가 달라지는데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3개 이상의 위성만 잡히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위성의 전체 분포를 보면 적도나 북반구 쪽에 많은 위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등반, 사냥, 탐험에 GPS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남반구 남극대륙에서는 일반 GPS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통신 GPS는 민간인이 사용할 수 없다. 군사 통신위성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1993년, 1995년, 1996년 세차례에 걸쳐 남극대륙을 탐험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통신위성을 사용할 수 없어 무선통신 햄(HF)을 사용해 탐험대와 베이스캠프와 연락을 취했다. 남극에서는 민간 위성이 없어 위성통신이 불가능한 까닭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반면 북극에서는 위성이 많아 GPS는 물론 통신위성까지 수시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기술은 휴대폰 크기로 위성전화를 개발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 필자는 올해 에베레스트를 단독으로 등반하면서 국내에서 만든 위성전화기를 품고 갔다. 5월 17일 아침 6시, 필자는 국내에서 제작된 위성전화로 ‘여기는 정상이다’라고 통화를 했다. 그리고 필자가 가져간 가먼사의 GPS는 내가 등반한 궤적을 그대로 기록했다.

이렇듯 현대 등반에서는 눈부시게 발전한 통신기술이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1909년 미국인 피어리가 북극점 도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미국에서 유럽에 알려지기까지 10개월 이상 걸린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아무리 GPS나 위성전화가 편리해도 꼭 명심할 점이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성능이 뛰어난 GPS나 위성전화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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