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서구식 식생활이 주요 원인
동물성 지방 NO 채소·과일 OK
조기 발견땐 90% 이상 생존율

대장암은 대장내시경 등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장암 의심환자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50대 직장인 P씨는 몇달 전부터 변비가 심해져 고생이 많았지만 평소 술자리가 많은 탓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검붉은 혈변까지 나타나자 아무래도 이상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했다. 검진 결과 P씨는 초기 대장암으로 밝혀졌으며, 현재는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대장암이 한국인을 괴롭히는 암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탤런트 김승환(43)씨의 투병생활로 화제를 모은 대장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대장암은 1982년부터 2005년까지 23년간 11배나 증가했으며, 현재는 위암에 이어 전체 암 등록환자의 13.1%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은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더불어 국내 5대 암 중 하나이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5년 12만3,741건의 신규 암 발생건수 가운데 대장암은 1만5,233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2.3%(2위)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6,423명)이 여성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60대(3,751명)가 가장 많아 고령 남성이 대장암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과 관련이 깊어 선진국형 암으로 분류되는 대장암은 유전과 관련이 깊다. 발생원인 중 5% 정도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전체 대장암의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비만 등 신체적 특성과 함께 설탕, 디카페인 커피와 같이 정제된 음식과 고지방, 고칼로리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변비가 심하면 대장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변비로 장내 독성물질이 증가하고 오래 머물면서 대장점막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음주와 흡연도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업의 경우 장운동이 부족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은 높아진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등 배변습관이 바뀌었다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설사, 변비, 혈변, 점액변 등이 있거나 복통, 복부팽만, 복부종물(덩어리가 만져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체중감소, 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도 대장암의 주된 증상이다. 한편 흔히 치질로 불리는 치핵 등은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증세가 비슷해 치질만 치료하고 암은 빠트리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거나 가족 중에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치질검사와 함께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함께 동물성 지방 및 당분의 섭취를 삼가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을 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이다.

1기에 발견된 환자는 수술 후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고 2기의 경우도 생존율이 70~80%에 이르지만 4기가 되면 생존율은 5% 미만이다. 50세 이상이라면 5~10년을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통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대장암의 치료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이 사용된다. 대장암 수술은 종양과 함께 대장의 절제가 동반되며, 절제 부위는 병변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암세포가 점막에 국한된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이 사용되기도 하며, 비교적 진행이 많이 되지 않은 경우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기도 한다.

■ 도움말=대한대장항문학회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