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프'의 한 장면
‘셰프’(Chef) ★★★

배우와 감독과 각본가를 겸한 재주꾼 코미디언 존 파브로의 온순한 가족용 코미디 드라마로 시각과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이 틈만 나면 화면을 장식해 영화 내내 군침을 삼키다가 영화가 끝나자마자 식당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요리와 음식영화이기도 하다.

로드무비이기도 한 영화로 다채로운 요리만큼이나 대륙을 횡단하는 경치도 좋은데 가족관계 특히 부자지간의 관계를 강조했다. 영화에서 주인공 셰프가 음식 비평가를 저주하면서 강렬히 비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어쩌면 파브로가 2011년 감독한 해리슨 포드가 나온 ‘카우보이와 외계인’이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고 흥행서 망한 것에 대한 앙갚음인지도 모른다. 간혹 플롯에 구멍이 나고 너무 단맛이 나긴 하지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초호화 앙상블 캐스트가 나오는 알록달록한 영화다.

LA의 고급식당의 셰프 칼(파브로)은 창의적인 메뉴 개발에 매달리는 사람인데 이름난 음식비평가 램지(올리버 플랫)가 오는 날 주인(더스틴 호프만)의 지시로 구태의연한 음식을 제공했다가 악평을 받는다. 이에 화가 난 칼은 다시 식당을 찾아온 램지에게 온갖 상소리를 퍼붓는데 이 장면이 트위터를 타고 사방팔방으로 퍼지면서 칼은 일약 유명 인사가 되고 식당에서 해고당한다.

이런 칼에게 늘 자기 메뉴를 마음대로 선보일 수 있는 음식트럭을 운영하라고 조언하는 돈 많은 전처 이네스(소피아 베르가라)가 마이애미의 친정 집에 10세 난 아들 퍼시(엠제이 앤소니)와 함께 가는데 동행하자고 제의한다.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칼은 마이애미로 가서 쿠바 샌드위치의 맛에 빠지고 이네스의 전 남편 마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호의로 구닥다리 음식트럭을 선물 받아 아들과 함께 이를 개조한다.

주 메뉴는 쿠바 샌드위치인데 주방에 동참하는 사람이 퍼시와 칼이 셰프로 있던 식당의 보조 마틴(존 레구이사모). 셋은 트럭을 몰고 뉴올리언스와 오스틴을 거쳐 LA로 향하는데 퍼시가 아버지의 메뉴를 트위터로 날리면서 이미 소셜네트웍으로 유명해진 칼의 트럭 앞은 손님들로 장사진을 친다.

끝이 너무 조작적으로 말끔히 매듭을 짓는데 스칼렛 조핸슨이 칼이 해고당하기 전의 식당 리셉셔니스트이자 칼의 애인으로, 앤디 가르시아가 마이애미의 경찰로 나와 웃긴다.

박흥진 미주 한국일보 편집위원 hjpark1230@gmail.com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