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봉작 중 성공작 전무… 직배사만 웃어
비수기에 진도 참사 맞물려 관객 폭락

사진=CJ E&M 제공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이번 달에도 수 많은 작품들이 관객을 찾았지만 결과물은 예상 밖이다. 흥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직배사 영화를 제외하고, 4월 개봉한 한국영화 및 수입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4월은 대표적인 극장가 비수기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시내 중심의 극장보다는 시외로 빠져나가는 관객이 늘어나는데다 시험기간 등이 겹치며 학생 관객도 줄어든다. 하지만 올 4월의 극장가는 눈에 띌 정도로 관객수가 폭락했다. 성수기 대작들을 피해 블루오션을 노렸던 영화들의 시름은 깊어갔다.

지난 16일 일어난 진도 여객선 참사가 결정적이었다. 사고 이후 희생자들에 대한 전국민적인 애도 및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극장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고 이후 처음 맞은 주말인 18일부터 20일까지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전주에 비해 30% 가까이 떨어졌다. 여기에 개봉을 준비하던 작품들의 프로모션도 일제히 취소되는 등 업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분위기가 이러다보니 개봉된 작품들도 관객 몰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개봉한 윤시윤 여진구 주연의 영화 ‘백프로’(감독 김명균)는 상영 일주일만에 IPTV 서비스를 실시하며 사실상 퇴장했다. 누적관객은 5만명이 되지 않는다. 장혁, 조보아 주연의 ‘가시’(감독 김태균)도, 보아가 주연을 맡은 ‘메이크 유어 무브’(감독 듀안 에들러)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10일 개봉한 정재영, 이성민 주연의 ‘방황하는 칼날’(감독 이정호)은 일부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무거운 내용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누적관객 85만여 명을 기록 중이나 신작 공개가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익분기점 120만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 정재영은 지난해 개봉한 ‘열한시’(감독 김현석) 이후 ‘플랜맨’ ‘방황하는 칼날’까지 3연속 흥행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외화 수입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블록버스터 ‘헤라클레스 : 레전드 비긴즈’(수입 조이앤컨텐츠그룹)는 상당한 홍보비용을 치렀으나 누적관객은 20만명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16일 개봉한 ‘다이버전트’(수입 조이앤컨텐츠그룹) ‘선 오브 갓’(수입 수키픽쳐스) ‘더 체이스’(수입 포커스엔터테인먼트)등의 성적도 아쉽다.

한국영화와 외화 수입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직배사들만이 웃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는 누적관객 370만을 돌파했으며 23일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상동)도 개봉 첫날 관객 19만명을 모으며 극장가를 강타했다. 또 지난달 20일 개봉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세기폭스 코리아) 역시 꾸준한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누적관객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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