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복귀 및 사극 블록버스터에 공개 전부터 화제
여객선 사고 여파에 과도한 홍보 자제… 흥행 변수 될 듯
30일 관객을 만나는 영화 '역린'은 조선시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24시간을 담은 작품이다.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한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충무로 대표 스태프들이 한자리 모여 탄생한 역작이다. 1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 돌아온 현빈, 새롭게 탄생한 정조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재해석돼 온 정조이지만 이번 '역린'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조명한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인 그는 비극적 가족사를 뒤로하고 왕권 강화와 인재육성, 신분제 철폐 등에 앞장선 개혁 군주다. '역린'에서는 왕위에 오른 지 1년이 된 젊은 정조에 초점이 맞춰진다. 가장 위협적이었던 암살사건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그가 겪었던 정치 상황과 위험이 조명된다.
주연을 맡은 현빈의 존재감이 '역린'의 가장 큰 자랑이다. 드라마 '시크릿가든'과 영화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했던 그는 3년 만에 다시 관객 앞에 선다. 티저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그의 등근육 영상 등은 곧바로 화제가 되며 이번 복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명했다. 여기에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까지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무게감을 더했다. 캐스팅만으로 역대 최고 기대작 반열에 오를 만하다.
# '역린'의 불안요소'역린'의 최대 맞수는 23일 먼저 개봉하는 외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다.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거미인간의 활약을 무시하긴 어렵다. 같은 날 개봉하는 류승룡, 유준상 주연의 액션영화 '표적' 역시 만만찮다. 하지만 이후 블록버스터 '고질라'와 송승헌 주연의 '인간중독'이 개봉하는 15일까지는 마땅한 경쟁작이 없다.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할 경우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PD출신 감독들의 스크린 작품들의 흥행성적이 신통찮다는 것도 불안하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 히트작을 쏟아낸 이재규 감독이지만 충무로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작보고회 당시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매 장면 더 공을 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고 완성도를 자신한 만큼 지켜볼 일이다.
# 개봉 앞두고 홍보 난항… 최대 변수 될 듯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흥행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16일 발생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후 전 국민이 애도 분위기에 들어가며 극장가가 침체기에 들어갔다. 또 분위기상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수도 없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개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역린' 측은 예정된 언론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또 같은 날 오후 진행예정이었던 VIP시사회 역시 취소 됐으며 프리미어시사회도 열리지 않는다. 진행 측은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의도인 만큼 이해해 달라"고 했다. 또 예정된 현빈의 언론 인터뷰 역시 불투명하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움직임이지만 최고 흥행카드인 '현빈'을 적극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울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