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이후 4년째 공백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올림픽 배우' 혹은 '월드컵 배우'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행사처럼 통상 4년을 주기로 신작을 선보이는 배우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올림픽 배우'들은 대부분 스타다. 생활형 배우들과 달리 작품 활동이 없어도 CF가 끊이지 않아 생활에 걱정이 없다. TV를 켤 때마다 얼굴을 비치기 때문에 그들의 공백이 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지난해에는 팬들이 목마르게 기다리던 배우 조인성과 송혜교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동반 복귀하며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2008년 영화 '쌍화점' 이후 군대를 다녀온 조인성은 원래 출연할 예정이었던 작품의 제작이 지연되면서 의도치 않게 5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한 동안 해외 활동에 전념하던 송혜교 역시 2008년작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나란히 5년 만에 안방극장 출사표를 던졌고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빛을 발하며 드라마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여세를 몰아 두 사람은 올해 곧바로 차기작을 선보인다. 조인성은 다시금 노희경 작가와 손잡고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로 돌아온다. 송혜교는 또 한 명의 올림픽 배우와 손잡고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준비 중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2010년작 '초능력자'를 발표한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이후 배우 하정우와 함께 촬영을 마친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로 올해 7월 꼭 4년 만에 복귀 신고식을 치른다. 이후 곧바로 '두근두근 내 인생'을 발표하며 오랜 시간 그를 기다려온 팬들을 목마름을 해갈시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여전히 한 명의 '올림픽 배우가 남았다. 다름 아닌 원빈. 그는 2010년 빅히트를 기록한 영화 '아저씨' 이후 개점 휴업 상태다. 올해로 공백 4년째를 맞았지만 복귀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복귀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복귀를 검토했었고, 지난해 말 이창동 감독의 영화로 또 다시 복귀를 타진했으나 이 영화의 제작이 무산되며 공백기가 길어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원빈은 2004년 이후 영화 '우리형' '마더' '아저씨' 등 3편에만 출연했다. 그가 '올림픽 배우'라 불리는 이유다. 워낙 작품을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라 작품 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팬들의 아쉬운 한숨소리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은 영화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 , '신세계' '전설의 주먹'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세 편을 연이어 선보였다. 잦은 작품 출연이 이미지 소비를 가져온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들 배우들은 각기 차별화된 연기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았다.

이 관계자는 "훌륭한 배우들이 작품 없이 시간을 허비한다는 건 아까운 일이다. 작품의 성공을 따지는 것도 좋지만 대중에게 더 많은 작품과 연기를 보여주는 것 역시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 혹은 스타들의 의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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