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존
★★★(5개 만점)
할리우드 젊은배우 최고 주가 고든 레빗 각본·감독 데뷔작
이기적인 청년 '개과천선기'

(Don Jon)

★★★(5개 만점)

할리우드 젊은 배우 중 최고의 주가를 날리는 조셉 고든-레빗이 각본을 직접 쓴 감독 데뷔작. 포르노 중독자인 영화 속 주인공이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자위행위 같은 영화지만 귀엽고 웃기다. 또 조금은 진지한 사랑의 이야기도 담긴 로맨틱 코미디다.

자기중심적인 청년이 사랑의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관계의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깨닫게 되는 일종의 청년 성장기이자 자아 각성의 이야기다. 주연까지 맡은 고든-레빗은 탁월한 연기력만큼 연출력도 자신감이 넘친다.

약간 드라마와 코미디가 서로 겉도는 느낌은 있지만 여러 면에서 인터넷 중독이 만연한 요즘 세태에 썩 잘 맞는 내용으로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돋보인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건강한 ‘뺀질이’ 스타일의 바텐더 존(고든-레빗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은 인터넷 포르노 중독자. 주말마다 클럽에서 여자를 낚아 하룻밤 섹스를 즐기지만 노트북으로 포르노를 보면서 하는 자위행위만 못하다. 영화에는 굉장히 음란한 비디오 섹스가 자주 나온다.

존이 포르노 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기 육체와 병적으로 깨끗한 아파트와 두 친구와 자동차 그리고 가족과 성당이다. 일요일마다 존은 가족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고백성사를 한 뒤 아버지 집에서 밥을 먹는다. 이 때 묘사되는 가족 스케치가 재미있다. 특히 상소리를 밥 먹다시피 하는 석기시대 인간 같은 아버지 역의 토니 댄자가 웃긴다.

존은 어느 날 클럽에서 몸에 꼭 끼는 새빨간 드레스를 입은 바바라(스칼렛 조핸슨)를 보고 첫눈에 반해 구애 끝에 애인으로 삼는다. 존의 진정한 첫 사랑인 바바라는 전형적인 남녀관계를 고수하는 여자여서 존을 만난 지 한 달이 되도록 자기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마침내 둘은 침대에 드는데 존은 바바라와 섹스를 한 뒤에 몰래 침대를 빠져 나와 인터넷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려다가 바바라에게 걸린다. 이 땐 용서를 받지만 결국 인터넷 섹스 때문에 바바라는 존을 버린다.

실의에 찬 존의 삶은 야간학교에서 만난 연상의 여인 에스터(줄리안 무어)로 인해 크게 방향전환을 한다. 에스터는 존에게 섹스(사랑이라 해도 좋다)란 자신을 상대방 속에서 잃어버리는 것임을 몸과 마음을 다해 가르쳐주면서 존의 포르노 중독도 치유된다. 화면이 화려한데 영화 속 영화에서 두 연인으로 나오는 채닝 테이텀과 앤 해서웨이의 카메오 연기가 재미있다.

박흥진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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