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봉·창고영화 봇물
색,계 HD 특별판 작품 업그레이드 레옹 '마틸다 베드신' 살려 재탄생
배꼽 6년·좋은 친구들 8년묵혀 관객 앞으로… 흥행 부진 아쉬워

레옹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요즘 영화계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창고영화 개봉과 재개봉이 봇물이다. 각기 다른 이유들로 우리 곁으로 찾아온 작품들을 살펴봤다.

▲돌아온 탕아들…재개봉

'레옹'(감독 뤽 베송,1995) '러브레터'(감독 이와이 ??지,1999) '색,계'(감독 리안, 2007). 한때 극장가를 주름잡은 화제작들이다. 또 하나의 공통 키워드는 재개봉이다.

재개봉 열풍은 몇 년 전부터 꾸준하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인 발전이다. 최근에는 필름 상태였던 영화를 디지털 포맷으로 바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된다. 곱씹어 봐도 좋은 영화를 더욱 선명하고 뚜렷해진 화질, 생생해진 음향으로 선보이겠다는 뜻이다. 파격적인 정사신이 유명한 '색,계'는 HD 특별판 프리미엄으로 지난 3일 재개봉됐했다.

달라진 편집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오는 11일 재개봉하는 '레옹'은 디렉터스 버전이다. 과거 심의를 고려해 삭제됐던 레옹과 마틸다의 베드신이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재개봉한 '데미지'는 1994년 개봉 당시 문제가 됐던 총 7군데 장면들을 되살렸다. 제작자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색,계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월 17일 재개봉된 '러브레터'는 3만 8,000여 명이란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했다. 당초 재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팬들 사이에서 상영관 리스트가 공유됐을 정도다.

▲드디어 빛을! …창고영화

창고영화는 몇 개월 내지는 몇 년씩 개봉이 늦춰진 작품을 뜻한다. 지난 1월 17일 개봉한 '배꼽'(감독 박보상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지오엔터테인먼트)은 2007년에 제작됐고, 4일 개봉한 '끝과 시작'(감독 민규동ㆍ제작 수필름 데이지엔터테인먼트)은 2009년에 촬영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좋은 친구들'(감독 진형태ㆍ제작 주니파워픽처스 판타지웍스엔터)은 무려 8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이들 대부분 배급사를 찾지 못한 경우다. 숱한 저예산영화와 독립영화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당시 신인이었던 배우나 감독이 스타로 거듭나거나, 비슷한 장르가 각광 받는 경우 개봉 가능성이 커진다. 제작자의 의지로 적기를 찾는 경우도 있다.

결과는 안타깝다. '배꼽'은 전국 1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1주일 만에 종영하기까지 관객 50명을 모았다. '좋은 친구들'은 개봉 6일 동안 1,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늦어진 개봉만큼 관객들의 감수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작품인 탓에 배우들의 홍보 참여가 미적지근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낙심할 필요는 없다. 당초 큰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을 뿐 더러 IPTV 등 부가 판권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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