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은 유쾌한 사랑의 찬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중증 장애인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38세의 마크 오브라이언(존 혹스 분)은 여섯 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온 몸의 근육을 쓸 수 없게 됐다. 오직 얼굴 근육만 살아있는 그는 침대에 누워 30여 년을 보냈다. 행동은 자유롭지 못하지만 명석한 두뇌로 UCLA를 수석 졸업한 마크는 특유의 유머와 감성으로 글솜씨를 인정받아 저널리스트와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날 새로 고용한 젊고 예쁜 도우미에게 흠뻑 빠져들게 되고, 청혼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녀는 떠나버리고 마크는 좌절한다.

마크는 성당의 신부(윌리엄 H. 머시)를 찾아가 "죽기 전 섹스를 해보고 싶다"고 고해성사를 한다. 신부는 "간음에 대해 조언해 달라니"하며 난감해 하다, "거긴 살아있어요"란 마크의 간절함을 받아들여 "그 분께서 자네에겐 특별히 허락해 주실 것 같다"며 눈감아 주기로 한다. 그리곤 기도로 힘을 실어준다. "이 사람이 내딛는 발걸음에 부디 축복이 있기를."

마크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는 장애인 성고민 도우미인 섹스테라피스트 셰릴 코헨 그린(헬렌 헌트)이다. 셰릴은 침대에서 벌어지는 6단계의 세션(수업)으로 마크가 몸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진정한 사랑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다독이는 셰릴을 통해 마크는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춰둔 상처까지 치유하며 마침내 "온 몸의 감각이 요동쳐오는 느낌"에 도달하게 된다.

몸의 교감으로 서로의 마음까지 나누게 된 마크와 셰릴. 손발이 자유롭지 못한 마크는 셰릴에게 시로써 에로틱한 사랑을 전한다. '나의 언어로 그대를 어루만지리… (중략) 내 시가 그대를 부드럽게 애무하도록….'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에 영화는 유쾌하면서 진지하게 답을 해나간다. 중증장애인의 섹스란 소재를 단순한 호기심이나 연민 어린 시선에 가두려 하지 않았다. 마치 성장통을 겪는 순수한 소년의 성장영화를 지켜보듯 관객은 마크와 셰릴의 세션을 통해 성숙한 사랑 만들기를 학습하게 된다.

마크의 순진무구한 눈빛과 표정을 연기한 존 혹스도 훌륭했지만, 온 몸을 던지는 용기로 진정한 사랑을 표현한 셰릴 역의 헬렌 헌트를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영화다. 지난해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1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 섹스테라피스트


중증장애인의 성행위를 도와주는 성 상담치료사. 영화에서는 전문적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파트너와 성행위를 직접 하며 그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식상영된 후 인터넷으로 무료개봉된 영화 '섹스 볼런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직업이 등장해 이를 두고 장애인 성매매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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