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 앗아간 '뺑소니' 용서
"좋다" "무겁다" 반응 극과 극
영화 제대로 알리는 게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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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늘'(감독 이정향ㆍ제작 포시즌스카이컴퍼니)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송혜교는 "이제야 송혜교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죽인 아이를 용서한 후 1년 후 감당할 수 없는 결과에 무너지는 다혜를 연기한 송혜교는 아직도 감정을 완전히 거둬들이지 못한 듯 다소 격앙된 어조로 다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송혜교와 이정향 감독의 만남, 그 지점에 선 송혜교는 배우로서 부쩍 성장해 있었다.

▲영화를 본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좋다'는 사람도 있고 '무겁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일반 시사회 리뷰를 봐도 반응이 극과 극이더라. 단순한 멜로로 알고 온 사람들은 좀 놀란 것 같다. 이 어떤 영화인지 제대로 알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를 기대했던 관객에겐 일종의 배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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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봤을 때 나도 의외였다. 감독님의 전혀 다른 스타일을 봤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여운이 오래가더라. 그 느낌이 좋아 출연을 결심했다.

▲다혜의 감정선을 유지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

=4개월 정도 촬영하며 송혜교로 살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감독님의 배려로 영화 속 시간 순서대로 찍어가서 감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통해 다혜의 모든 것을 알면서도 점점 감정이 격해지더라.

▲다혜는 정말 뉘우치지도 않는 그 아이를 용서한 것일까. 쉽게 이해가 안 되더라.

='어떻게 저런 애가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나 역시 다혜와 비슷한 면이 있어 이해가 된다. 표출하는 것보다 속으로 삭히는 것이 더 편한 거다. 용서한다는 것인 결국 숨겨두는 것이다. 자기만 조용히 하면 모든 게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거다.

▲영화가 끝난 후 다혜는 어떻게 살았을까.

=속으로 감추고만 살아가던 다혜가 결국은 속에 있는 말을 다 내뱉었다. 울분을 터뜨렸기 때문에 이후의 삶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아무도 많이 허했을 것이다.

▲이정향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인연이었던 것 같다. 첫 만남에서 일 이야기는 안 하고 개인적인 대화만 나눴다. 이후 '대중이 알고 있는 송혜교였다면 다혜와 어울리지 않았을 걸"이라고 말씀하셨다. 시나리오를 읽고 호감을 가졌던 것도 좋게 봐주셨다.

▲반면 '배우 송혜교'는 점점 대중과 멀어지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나는 그저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해왔을 뿐이다. '오늘'이라는 영화를 통해 나는 조금 더 성장했다. 흥행되면 좋겠지만 흥행은 이미 내 손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이정향 감독 외에도 왕자웨이, 장준환 감독 등 점점 '거장 전문 배우'가 돼가고 있다.

=예전에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야 출연했는데 이제는 감독님을 더 많이 보게 되더라. 같은 시나리오로 작업해도 감독님에 따라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

▲81년생으로 어느덧 30대가 됐다. 스스로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느끼나.

=평상시에는 안 느끼는데 현장에 나오면 후배도 많아지고 스태프도 나보다 동생이 많다.(웃음) 사실 20대와 30대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억력은 안 좋아졌다. 예전에는 한번에 외워졌는데 이제는 작품에 몰입하고 대사 외우는 일이 쉽지 않다, 하하. ▶ 앗! 이런 속사정이… 고백·폭로 직접 들어보니

▲예능 출연 제의도 많지 않나.

=예능은 할 생각이 없다. 신비주의 때문에 꺼리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말주변도 부족하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덜 부담되는 프로그램 출연은 고려해볼 생각이 있다.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

=정해놓지 않았다. 상업 영화도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라면 언제든 좋다. 드라마 역시 항상 출연하고 싶다.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드라마는 매력이 있다. 내 모습을 바로 모니터할 수 있고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있어서 가끔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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