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감독 추창민ㆍ제작 세인트폴시네마,그대사엔터테인먼트). 극중 치매에 걸린 할머니 조순이 역은 배우 김수미에게 돌아갔다.

영화 속에서 조순이가 잠기지 않은 대문을 열고 나와 골목을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촬영하며 김수미는 속옷을 갖춰 입지 않은 채 겉옷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설정은 김수미의 의지였다. 김수미는 “배우는 작품 속 캐릭터가 돼야 한다. 그 장면에서는 치매를 걸린 조순이가 속옷을 입지 않고 있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남편 장군봉(송재호)가 목욕을 시켜주는 장면에서는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옷을 모두 벗었다. 이 역시 김수미가 추창민 감독에게 먼저 제안했다. 김수미는 “나이를 먹었어도 여배우인데 스태프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이 왜 부끄럽지 않겠나. 하지만 배우로서 역할에 충실한 것이 더 중요했다”고 스스럼없이 밝혔다.

애드리브의 달인으로 알려진 김수미. 하지만 를 촬영하면서는 애드리브를 자제했다. 추창민 감독의 특별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영화 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김수미는 애드리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추창민 감독은 이를 십분 살려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추창민 감독은 이번에는 김수미가 애드리브를 자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수미는 “애드리브를 한 마디도 못했다. 내가 마치 분재가 된 것 같았다. 온 몸을 쇠사슬로 꽁꽁 묶어놓은 느낌이었다. 근래 느껴보지 못한 답답함이었다. 하지만 추창민 감독을 믿기에 그대로 따랐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김수미는 에서 배우 송재호와 애틋한 부부 관계를 눈물겹게 그려냈다. 치매에 걸린 조순이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웃고 있지만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을 눈시울이 붉어질 법하다. 영화 속에서 송재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은 김수미는 “연기였지만 굉장히 행복했다.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만 영화 속 조순이처럼 사랑 받을 수만 있다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촬영하는 내내 행복한 영화였다”고 말했다.

는 늘그막에 사랑에 눈뜬 김만석(이순재)와 송이뿐(윤소정), 평생 서로에게 의지하고 살아 온 장군봉-조순이 부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2월 17일 개봉된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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