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백진희가 발랄한 여고생에서 발칙한 여고생으로 전격 변신을 선보였다.

독립영화 '반두비'로 주목받은 백진희가 짝사랑하는 오뎅 장수(류승범)를 향해 "어리면 좋잖아요, 까지면 더 좋고"라며 들이대는 여고생 역으로 상업 영화 주연으로 나선 작품은 다양한 성적 취향을 지닌 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페스티발'(감독 이해영)이다.

백진희는 극 중 거액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팬티를 파는 등 발칙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가지만 짝사랑하는 오뎅 장수 아저씨에게 한없는 순애보를 펼치고 때로는 당돌하게 들이대는 자혜 역을 맡았다.

백진희는 "실제로는 영화에서처럼 버릇이 없거나 당돌하지 않아요. 낯도 많이 가리는 성격입니다"라며 "그동안 짝사랑하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꼭 사랑이 이루어지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고수 선배님이랑 출연하면 더 좋구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 성적으로 개방된 여고생 캐릭터라 힘들지 않았나.

▲ 자신이 입었던 팬티나 스타킹을 파는 여고생은 시사 다큐 프로그램에서나 봤지 내가 직접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자혜는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인데 사기를 당해서 큰 빚이 있다. 편의점 알바도 하지만 좀 더 손쉬운 방법으로 돈을 버는 친구다. 막상 연기해보니 이해가는 점도 있었다.

- 왜 하필 오뎅 장수를 짝사랑하나.

▲ 류승범 오빠가 연기한 상두나 자혜나 모두 사회적으로 울타리 밖에 있는 인물들이다. 자혜는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인데 자꾸 안으로만 침체돼 있는 상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 캐스팅 과정은.

▲ 캐스팅 당일 날 마침 신하균, 류승범 오빠가 현장에 있었다. 리딩을 하고 감독님이 '됐다'고 얘기해주시는데 막 겁나더라. 너무 연기 잘하는 분들이 포진돼 있어서 해가 될까 걱정됐다.

- 영화 초반 오달수와 통화하는 장면에서 자혜의 신음소리 때문에 박장대소가 터지는데.

▲ 자혜는 (팬티를 팔기 위해) 운동장을 10바퀴도 넘게 도느라 신음소리가 나오는 건데 국어 선생님(오달수)이 오해를 해서 더 웃음이 나는 장면이다. 신음소리는 후시 녹음으로 했는데 정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열심히 녹음했다.

- 다양한 성인용품이나 성적 대사에 당황하지는 않았나.

▲ 시나리오를 보며 처음 들은 말도 많고 뭐할 때 쓰는 지 궁금한 물건도 많았다. 성인용품 트럭의 사장으로 나오는 문세윤 오빠에게 '이건 뭐에 쓰는 거야'라고 물었다가 '그런 거 물어 보는 거 아냐'라며 혼난 적도 있다.

- 극 중 짝사랑 상대였던 류승범과의 호흡은.

▲ 승범이 오빠는 재미있을 때는 너무 재미있고 진지할 때는 완벽하게 진지하다. 정말 받아 적어야 할 명언과 조언을 많이 해줬다. 다른 분들은 승범이 오빠가 본능으로 연기한다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정말 철저했다. 자기 캐릭터뿐만 아니라 관계가 된 모든 캐릭터와의 연관성을 생각해오더라.

- 류승범과 키스신 때 NG가 꽤 났다던데.

▲ 테이크마다 다르게 찍어서 5번 넘게 촬영을 했다. 쑥스럽기 보다는 모니터 보며 웃기 바빴던 기억이 난다.

- 엄마로 나온 심혜진 선배와 호흡은.

▲ 사실 승범 오빠보다 심혜진 선배와 촬영에 훨씬 더 긴장했다. NG를 안내기 위해 콘티와 시나리오를 밤새 읽다가 갔다. 막상 현장에 가면 너무 호탕하고 재미있으셔서 잘 이끌어 주셨다.

- 실제 성격은 어떤가.

▲ 실제로는 버릇없거나 당돌하지 않다. 낯도 많이 가린다. 수줍음을 타는 편이다.

- 촬영이 없을 때는 어떻게 지내나.

▲ 동네 친구들과 만나 노래방도 가고 술도 마신다. 볼링도 가끔 친다. 혼자 있을 때는 책을 많이 본다. 학교(용인대 연극영화과)를 휴학 중이라 좀 불안한 마음이 있다. 또래 친구들은 지금 열심히 공부하며 다양한 습득을 하고 있을 테니까. 혼자서 토익 책도 사 보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 중이다. 극장도 가고 동생이랑 마트도 간다.

- 같은 소속사인 설경구, 송윤아 선배가 잘 챙겨주나.

▲ 그렇게 깊은 대화를 나눠 본 사이는 아니다. VIP 시사회 등에서 인사드리는 정도다.

-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작품은.

▲ 그동안 짝사랑하는 역할만 했는데 서로 좋아하는 연기도 하고 싶다. 최근 본 '레터스 투 줄리엣' 같은 예쁜 사랑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고, 스릴러에도 출연하고 싶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나 '매리는 외박 중'처럼 트렌디한 작품도 하고 싶다.

- 현재 사귀는 사람은 있나.

▲ 고등학교 때까지는 있었는데 연기자로 데뷔한 후로는 잘 안 생긴다. 그래서 좀 씁쓸하다.

- 함께 출연하고 싶은 남자 배우는.

▲ 고수 선배를 너무 좋아한다. 드라마 '순수의 시대' 때부터 좋아했다. 고수 선배랑 꼭 같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멜로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여동생 역은 싫고 짝사랑하는 역할이라도 하면 좋겠다.

- 신인 여우상은 좀 기대하고 있나.

▲ 아직 상을 탈 정도로 뭔가를 해놓지는 않은 것 같다. 10년 후에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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