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초능력자' 규남 역
초능력자 시나리오 재미·위트 좋아… 파트너 강동원과의 호흡도 즐거워

"여기, 에스프레소 한 잔 주세요."

나지막한 음성으로 손을 들고 주문을 한다. 창 밖의 가을볕과 어우러진 손동작이 마치 화보의 한 장면 같다. 배우 고수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 앉자마자 "갑자기 추워졌죠? 가을이 문득 그렇게 가려나봅니다"하고 말문을 먼저 열었다. '징글징글하게 가을을 탄다'는 이 배우에게 "에스프레소 좋아하나봐요?"하고 묻자 "사실 3년 만에 마셔봐요.(입에 에스프레소 잔을 가져다 대더니) 아, 쓰다,하하"하고 웃는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매가 아니라면 그는 깍쟁이로 보일 만큼 완벽한 미남이다. 눈 덕분에 선한 역을 많이 맡았다. 11일 개봉되는 영화 (감독 김민석ㆍ제작 영화사집)에서 연기한 규남도 마찬가지다. 단순무식할 정도로 착하고 성실한 청년이다.

"규남이는 전작 에 비하면 억압된 느낌이 적죠. 티끌이라는 게 없는, 실제로 저랑 비슷한 구석이 많은 친구에요. 꾸미지 않아도 저와 가까운 모습이 많죠. 그동안 부드럽고 순수한 역할을 많이 주셨는데,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감독님이 쓰신 시나리오의 재미나 위트가 좋았어요. 너무 많이 읽었어요…음…100번 넘게?"

고수는 에서 와이어가 필요한 장면에 와이어를 달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오른눈 옆에 흉터가 남았다. 그동안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에 주로 출연하다 또래 남자 배우인 강동원과 호흡을 맞춰 즐거웠다.

지난 9월 를 크랭크업한 뒤 하루 뒤 촬영을 시작했지만 그의 눈에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군대에 다녀온 뒤 자신의 일에 대한 소중함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군대에 있던 시간 자체가 좋았어요.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안 할 때, 힘들잖아요. '아,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이구나'(양팔을 벌리며) 그 크기, 소중함…. 마음 속에 컸음을 알게 되죠. 가기 전 알지 못했던 걸 알게 된다고 할까요."

고수는 평소에는 등산을 즐긴다. 연극하는 사람들, 회사 동료 등 이런저런 사람들과 산을 걷다 보면 마음이 개인다.

"정적, 적막함 속에 조금씩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그 고요함이 좋아요."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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