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량남녀'·'페스티발'서 코믹여왕 변신

"어머? 예쁘지 않나요? 청순한 건 해 봤으니까요, 호호."

배우 엄지원은 호탕하게 웃었다. 왼손으로 임창정의 머리채를 쥐고, 오른손으로 발목을 쥔 채 고함을 치는 듯 입을 벌린 포스터 앞에서였다. 영화 (감독 신근호ㆍ제작 ㈜트라이앵글픽쳐스,㈜비오비시네마ㆍ4일 개봉)의 포스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냐"고 묻자 쿨하게 웃었다.

엄지원은 에서는 빚 독촉 전문가 김무령을 맡아 신용불량 형사인 방극현(임창정)과 티격태격한다. (감독 이해영ㆍ제작 영화사아침, 타이거픽쳐스ㆍ18일 개봉)에서는 준배(신하균)의 오랜 연인인 영어강사 지수를 맡았다.

"는 코믹이라 관심이 갔다기 보다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죠. 처음 책(시나리오)을 읽고 무령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어요. 지수나 지원 같은 이름이었다면 덜 끌렸을 것 같아요. 밝고 코믹한 것이라고 어렵진 않았어요. 캐릭터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죠. 가끔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안내 전화들을 떠올렸죠. 상냥하지만 가식적으로 들리는 데서 모티브를 땄어요."

엄지원은 에서 에서 호흡을 맞춘 임창정과 주연을 맡았다. 워낙 친분이 있으니 처음 만난 배우와 연기를 하기 전 친해지는 절차가 생략되어 편했다. 현장에서 대부분 대사를 만들어 내야 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는 지방에서 은근히 촬영을 많이 했어요. 촬영 마치고 숙소 앞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곤 했죠. 단시간에 3kg 이나 불어서 혼났어요! 호호."

엄지원은 털털한 성격 덕분에 감독들과 친분도 깊다. 에서 연출을 맡았던 김현석 감독과 박철민 등과 함께 야구단 비광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단주로 단원들을 격려하는 게 주된 임무다. 시원한 성격 덕분에 에서도 도발적인 역할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중학교 이후 처음으로 교복을 입었죠. 부끄러우면서도 은근히 교복 욕심이 나더라구요.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었는데, 달라는 말을 못 했네요,하하."

엄지원은 섹시 코미디로 포장된 을 개인적으로 블랙 코미디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처럼 좋은 배우들이 한꺼번에 모여 작업한 뒤 각자의 길을 간다는 점에 매료되기도 했다.

"사실 청순한 건 해 봤고요. 제가 아직도 안 해 본 게 너무나 많잖아요. 개인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많이 느껴요."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에 출연하는 엄지원. 쉴 새 없이 달려가는 데 대해 "대본이 정말 좋았어요. 저한테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친한 배우들과 그런 이야기도 해요. '왜 매번 출연하는 작품이 진짜 중요할까?'라고요. 잘 되면 그 분위기를 이어가야 해서, 반응이 별로였다면 더 잘 해야 해서…. 항상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아직도 신인 같은 마음인가봐요"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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