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동스캔들'서 미술계 큰 손 배태진 회장 역

"김래원과 로맨스 장면이 있었다면 악마적 캐릭터에 방해됐을 거에요."

배우 엄정화가 영화 '인사동 스캔들'(감독 박희곤, 제작 쌈지아이비전영상사업단)서 희대의 악역을 맡아 김래원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엄정화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상대역 김래원과 로맨스 장면이 들어갈 여지가 있었는데 결국 없앴다.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좋았다. 돈 밖에 모르는 배태진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방해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사동 스캔들'은 조선시대 화가 안견이 그린 '벽안도'의 복원을 둘러싸고 갤러리 회장 배태진(엄정화)과 천재 복원가 이강준(김래원)가 벌이는 한 판 승부를 그렸다.

엄정화가 맡은 배태진 역은 한국 최고가의 그림 '벽안도'를 손에 넣은 미술계의 큰 손.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위해서라면 복제, 도굴, 밀수입도 마다않는 인물로 메두사처럼 지적인 매력과 악마적 섹시함을 겸비한 인물이다.

대부분의 전작에서 일 잘하는 워킹걸이나 똑소리나는 현대 여성 역을 맡아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그렸던 엄정화는 이번 영화에서 큰 변신을 선보인 것에 대해 "이야기와 배경도 다르고 인물도 다르기에 그냥 극 중 인물에 맞출 뿐이다. 연기를 할 때마다 변신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그 즐거움을 즐기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돈과 명예밖에 모르는 미술계 큰 손 배태진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해 원색 계열의 드레스와 레오타드 의상, 붉은 립스틱 등의 메이크업과 컬이 들어간 단발 헤어 등을 소화한 그는 "배태진의 외형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데는 감독님과 분장팀, 의상팀과 의견을 조율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비주얼 적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야 했다. 그런 면들이 배태진을 더 빛낸 것 같다"고 밝혔다.

극 중 배태진을 곤궁에 몰아넣는 복제 전문가 이강준 역을 맡은 김래원은 "국내 영화시장이 상당히 어려워 제작 환경이 그다지 여유롭지 못했다. 급하게 찍은 부분도 있고 잠을 제대로 못자며 찍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영화에는 미술계의 숨겨진 얘기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있다. '박쥐' 등 대작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자신 있다. 고미술품을 복원하는 과정 등 볼거리도 많다"고 밝혔다.

'인사동 스캔들'에는 엄정화, 김래원 외에도 홍수현, 최송현, 임하룡, 김정태, 오정세, 고창석, 마동석, 김병옥 등이 출연했다.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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