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두 종류가 있다. 자신만의 색채가 강한 스타일이 있다. 반대로 작품마다 배역으로 변신하는 경우다.

배우 김하늘은 후자에 속한다. 1998년 영화 으로 데뷔한 뒤 청순함과 능청스러움을 넘나들었다. 영화 , 드라마 등의 멜로는 물론 영화 의 코믹한 모습은 다른 여배우가 상상되지 않을 정도다.

김하늘은 데뷔 10년을 넘기며 한 단계의 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드라마 이후 올해 개봉할 영화 에서 액션 여전사로 거듭나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자신의 색깔을 또렷이 하고 있는 김하늘의 연기 변천사를 살펴봤다.

방황하는 청춘 실감나게
# 우연찮은 데뷔=(1998)

김하늘은 데뷔작인 영화 에서 방황하는 청춘을 실감나게 연기해냈다. 스톰 모델로 활동 중일 때 동아수출공사에서 연락을 받고 얼결에 출연했다.

모델도 단지 고(故) 김성재의 팬으로 김성재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마음에 지원했던 것이었다. 김하늘은 촬영 당시 매니저도 없이, 연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임했다.

그럼에도 경제위기로 갈 길을 잃은 청춘들은 김하늘의 방황에 열광했다. 김하늘에게는 그저 스무살 자신의 모습과 겹쳐진 덕분에 얻어진 선물이었을까. 김하늘은 주목받는 신인이었고 드라마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조차 "조금 하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자신의 길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의욕 북돋웠던 시기
# 연기의 고향=(1999)

김하늘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것은 영화 이었지만, 의욕을 북돋웠던 것은 드라마 였다.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혼자 울기도 했다. 덕분에 "내 얼굴에 책임지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

오종록 감독에게 절제된 연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영화 (2000) 이후 의욕을 갖게 됐다. 을 통해 스크린을 가득 채운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며 '괜찮았다' '부족했다' 스스로 평가를 하게 된 뒤 오종록 감독의 드라마 (2001)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는 김하늘 스스로도 가장 인상 깊게 꼽는 작품이다.

자신의 색채를 찾아가다
# 자연스런 연기=(2002)

김하늘은 드라마 의 채원이 가장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교사로서 고등학생 김재원과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 때문이 아니다.

채원의 명랑 쾌활하고 솔직 담백한 성격이 김하늘과 닮았다. 김하늘은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덜렁대는 채원이 자신 같았다고 회상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연기하는 법을 자연스레 배웠다.

흥행배우로 거듭나다
# 마이더스의 손=(2003)

데뷔 6년, 김하늘은 물 만난 고기가 된다. 영화 를 비롯해 (2004) (2006) 등으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소화해낸다.

로 500만 이상 관객을 모으며 흥행 배우로 거듭난다. 그 사이 (2004) (2004)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김하늘은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코믹 연기의 대표 여배우가 된다.

액션 여전사로 변신
# 더 높은 곳을 향하여=(2008) 그 후

김하늘은 지난해 드라마 의 오승아를 통해 똑부러지는 캐릭터를 똑부러지게 연기해냈다. 의 소은, 의 수아, 의 수하, 의 수완처럼 이름이 '시옷'으로 시작하는 승아는 이제 김하늘의 분신이 됐다. 톱스타이면서 이유있는 까칠함을 보여주는 캐릭터에 김하늘은 빠져든다.

소속사 식구조차 "저 모습이 김하늘인가, 오승아인가" 말할 정도로 배역에 풍덩 빠졌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연말 시상식에서 드라마처럼 공동 수상을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수상 거부를 하지 않는다.

"아직도 어디에서인가 오승아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김하늘은 영화 을 통해 액션에 도전했다. 다니엘 헤니와의 포토 무비 에서 도발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더욱 성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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