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상부문 여러 영화들 '골고루 배분'… "작품·흥행성 고려 안해"

이 한류에 편승한 상업주의와 '나눠먹기' 시상 논란으로 얼룩졌다.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은 수상작 논란을 비롯해 MC의 진행 미숙, 무료 입장권의 암표상 판매 등 논란거리를 낳았다.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제치곤 허점이 많았다는 게 올해 을 찾은 관객들의 의견이었다.

이번 서 남녀주연상과 조연상,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등 주요 부문은 약속이나 한 듯 여러 영화들이 사이좋게 수상의 영광을 나눠 가졌다. 이를 두고 흥행성 작품성 등을 고려치 않은 의도적인 배분이 아니냐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대종상영화제와 춘사대상영화제에서 각각 6관왕과 4관왕에 오른 영화 가 남우주연상 1개 부문 수상에 그친 것에 대해서 영화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서 탈락한 데 이어 신인감독상도 영화 의 이경미 감독에게 넘겨준 것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인기스타상 부문을 보면 '나눠먹기' 의혹이 더욱 짙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 설경구 정우성 김하늘 손예진이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설경구는 올해 출연한 영화가 무관에 머문 상황에서 인기스타상으로 위안을 삼았다. 의 송강호와 이병헌을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린 영화제측은 또 다른 주연 배우인 정우성에게 인기스타상을 안겼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제는 톱스타들이 레드카펫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상을 못받는 배우들은 참석을 기피하는 추세라 상의 고른 분배를 통해 참석률을 늘리는 것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눠먹기'와 형평성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 스타를 보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영화제를 찾은 일본 팬들은 이들을 겨냥한 상혼에 멍들었다. 시상식을 찾은 일부 일본 팬이 무료로 배포된 입장권을 돈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맨 뒷자리에 앉아 배우 이병헌의 이름을 외치던 40대 일본 팬은 엔화 2만엔(한화 약 31만원)을 내고 입장했다. 일본의 모 관광업체는 을 겨냥한 여행 상품을 인당 10만엔(한화 약 157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한 일본 팬은 "시상식장 앞에서 2만엔을 주고 암표를 구입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관광업체를 통해 비싼 값을 치른 일본 팬들은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왔다. 입장권이 무료 배포된 사실은 모르고 있더라"고 전했다.

KBS홀 앞에는 암표상이 국내 팬들이 갖고 있는 여분의 표를 구해 표를 못한 일본인 관광객에게 되파는 수법으로 잇속을 챙기고 있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표가 유출됐는지 모르겠다. 입장권은 여러 후원사에 나눠주거나 이벤트 형식을 통해 무료 배포됐다"고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했다.

이 외에도 이번 시상식은 MC의 진행 미숙, 고르지 못한 음향, 조명상과 촬영상 수상 홀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축제의 뒷맛을 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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