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작품·게스트 늘어 항공료 지불 등 부담 커져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환율상승과 국제유가폭등으로 인한 유탄을 맞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10일 폐막을 앞두고 냉가슴을 앓고 있다. 영화제 게스트 초청에 쓰인 비용의 정산이 시작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초청 작품 수가 약 40편 정도 늘어 초청 게스트 수도 증가했다. 게스트의 항공비와 숙박비를 지불해야하는 영화제측의 부담은 만만치 않다. 월드 프리미어 작품의 경우 상영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환율상승은 비용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유류 할증 등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항공비의 덩치가 커졌다.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에 대비해 지난 9월 추가 예산을 배정해 한숨을 돌렸지만 예년에 비한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측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비용 절감의 노력을 계속해 왔다. 숙박의 경우 지난해까지 주로 사용하던 파라다이스호텔에 비해 숙박비가 비교적 저렴한 그랜드 호텔과 해운대센텀으로 변경했다. 초청이 확정된 게스트의 경우 일찌감치 항공권을 구입해 비용을 아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강정룡 팀장은 "외국에서 왕복 항공권을 구입할 경우 더 싸기 때문에 게스트가 직접 항공권을 구입해 입국하면 항공비를 되돌려주는 방법도 강구했다. 여러 모로 지출을 줄이려 노력했으나 환율과 유가 상승폭이 워낙 커 총지출비용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건비와 자재비도 줄였다. 자원봉사자를 100명 가량 감축했고, 아이디 카드의 케이스를 없앴다. 또한 컨테이너로 설치됐던 부산 해운대 피플빌리지 부스는 올해부터 천막으로 바뀌었다.

지난 4일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상영 도중 발생한 영사기 사고도 예산 부족으로 예비 발전기를 준비 못한 탓이 크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예비 발전기만 제대로 갖췄더라면 50분간 상영이 중단되는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비용 절감을 외치다 보니 놓친 부분이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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