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손예진
도발적 대사·은근한 노출… '야한 영화'는 아니에요~
자유분방 발칙한 캐릭터… '인아'스럽게 제옷 입었죠

▲ "영화를 개봉한 뒤에는 살사 자이브 탱고 등 춤을 한 번 제대로 배워 보고 싶어요." 배우 손예진은 늘 변신과 도전을 추구한다.
"같이 갔던 언니와 '아, 이게 바로 인생이야!'라고 했죠."

배우 손예진은 이렇게 말하고 '까르르' 웃었다. 웃으면 반달 모양이 되는 눈은, 소리와 어우러져 그의 흥겨운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것만 같았다. 대학 선배와 쿠바 여행을 다녀온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렇게 웃었다.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도 없이, 직접 가이드를 섭외해 여행을 다녔다. 2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소형차를 타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쿠바에서 다소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당시에는 가이드가 알 수 없는 길로 가는 것만 같고, 좀 떨렸었어요. 그래도 지나고 나니 오히려 기억에 더 남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자연인 손예진'이 되어 모험을 해 보는 일이 흥미로웠다. '첫사랑' 이미지의 손예진은 사실 모험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성격이다.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감독 정윤수ㆍ제작 주피터필름)의 인아 역을 맡아 의욕을 보이는 것도 그런 성격 덕분이리라.

#손예진의 노출?

▲ "영화를 개봉한 뒤에는 살사 자이브 탱고 등 춤을 한 번 제대로 배워 보고 싶어요." 배우 손예진은 늘 변신과 도전을 추구한다.
손예진은 올초 개봉을 앞두고 만났을 때 이미 이 작품을 결정한 상태였다. 손예진은 당시 "여자들이 정말 좋아할 소재"라며 즐거워했다. 파격적인 설정의 영화인 만큼 선택이 쉽지는 않았을 터. 손예진은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어찌 보면 남녀가 바뀐 설정 같기도 한데 남녀의 반응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죠. 기대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개봉 앞두고 걱정이 많아요. 아무래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결혼한 뒤 남편에게 또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고 관철시키는 인아를 연기하기 위해서 인아를 알아야만 했다.

"감독님과 (김)주혁 선배, 저 이렇게 촬영 전부터 열띤 토론을 했죠. '왜 인아는 저런 마음을 갖게 됐을까?'하구요. 저는 '인아에게 아버지가 세명일 것이다' '어머니가 비슷한 사상을 갖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고요, 감독님은 '아마 인아가 가슴 아픈 사랑을 해 봤는데 그 남자가 스페인 남자일 것이다. 남자의 자유로운 사상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고 하셨죠. 그 모든 것이 합해져서 인아가 탄생한 것 같아요."

물론 손예진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시나리오를 받아 쥐었을 때, '내가 이런 야한 대사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청소년이 몰래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자꾸 관심이 가" 결국 출연을 수락했다. 손예진은 에서 부부 관계를 묘사하는 갖가지 단어를 입에 올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우비만 입는 설정이나, "성적 판타지가 뭐냐"고 묻는 등 꽤나 도발적이다. 덕분에 영화도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여배우로서 부담은 크지 않았을까.

"노출이 많지는 않아요. 밝고 로맨틱한 분위기죠. 정사신도 사랑스럽고 예쁜 분위기에요. 아마 '야한 영화'를 예상하신다면,다른 영화를 보셔야 할 걸요? 호호."

영화마다 의상에 많은 공을 들이는 손예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옷에 신경을 퍽 썼다. '인아스러움'이 묻어나기를 원해 직접 본인의 옷을 입기도 했다. 일부러 옷을 구입하기도 했다.

#불륜 보다 당당한 이중결혼?

만약 인아처럼 결혼을 한 뒤, 남편 외에 사랑하는 남자가 생긴다면 어떨까. 인아처럼 그 남자와도 결혼하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까.

"음, 그런 선택의 기로에 안 놓이기를 바라죠. 인아는 최선을 다해 사랑을 공유해요. 인아는 두 남자를 만나서 정말 행복하죠. 몰래 불륜을 저지르는 것보다 낫다는 게 인아의 생각이에요. 인아는 두 남자에게 최선을 다 하니까, 세상 앞에서 당당한 거죠."

손예진은 최근 스페인의 바다를 여행한 일화를 소개했다. 부모와 딸, 딸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네 명의 남녀가 바다를 찾은 모습을 보게 됐다. 유럽의 많은 해변에서 볼 수 있듯, 토플리스 차림이었다. 어머니는 딸의 남자친구 앞에서, 딸은 아버지 앞에서 비키니의 상의를 벗은 채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

"상상할 수도 없던 모습이었지만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저들의 가치관이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고정관념을 깨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손예진은 인아를 연기하며 한층 넓은 사람이 된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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