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초청작 '구구는 고양이다' 기자회견

4일 오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스카이홀에서 열린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감독 이누도 잇신) 기자회견에서 일본 여배우 우에노 주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영화제에 참석 중인 일본 스타 우에노 주리(上野樹里ㆍ22)는 4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스스로 "향상심(向上心)이 강한 배우가 아니다"고 표현했다.

위를 보며 성공을 향해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우에노 주리는 "좋은 작품을 찍고 많은 분과 만나 교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소박함을 드러냈다.

그가 올해 부산영화제에 가지고 온 '구구는 고양이다'(감독 이누도 잇신)는 애완고양이를 잃고 슬픔에 빠져 만화를 그릴 수 없게 된 유명 순정만화가 아사코(고이즈미 교코)와 그녀의 조수 나오미(우에노 주리)에게 새로운 고양이 구구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상영작이며 오는 16일부터는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되는 작품이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로 톱스타 대열에 올라선 우에노 주리는 이 드라마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출연작 중에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스윙걸즈',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나오코' 등이 한국에서 개봉된 바 있다.

'조제…'와 '메종 드 히미코' 등 전작들이 국내에서 흥행한 바 있는 이누도 잇신(犬童一心ㆍ48)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구는…'에 대해 "'메종…'처럼 세계를 관조하듯 바라보는 영화다.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배우ㆍ감독과 일문일답.

--영화제에 온 소감을 말해달라.

▲영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에 깜짝 놀랐다. 부산영화제에 와보니 내가 굉장히 수수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또래의 한국 여배우들을 여럿 만났는데 스타의 아우라가 대단하고 드레스도 멋지게 입었더라. 일어나 영어 같은 외국어도 잘하더라. 예전에도 내가 수수하다고 생각했는데 부산에 와보니 정말 수수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

나는 향상심이 강한 배우가 아니지만 부산에서 많은 배우를 만나니 자극이 되기도 한다. 또 한국에서 일본 영화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는 기회를 얻은 점도 새로웠다.(우에노)

--한국 영화에 출연할 생각도 있나.

▲아직 한국어는 못하지만 기회만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어제 많은 한국 배우들이 내게 말을 걸어줬고 또 한국의 많은 감독, 프로듀서를 소개받기도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인연이 생겼으면 좋겠다.(우에노)

--'노다메 칸타빌레' 덕분에 한국에서의 인기가 대단하다. 이번 방한에서 자신의 인기를 실감한 에피소드가 있었나.

▲레드카펫 행사 때 여기저기서 '루카'(드라마 '라스트 프렌즈'의 캐릭터) 혹은 노다메('노다케 칸타빌레'의 캐릭터)라고 불러주더라. '아이시데루'(사랑해요)라며 일본어로 외쳐주는 분들도 많았다. 대부분 여자 팬들이었지만 (웃음) 그래도 배역의 이름으로 기억해주는 게 기뻤다. 행사 도중 '노다메'의 느낌으로 포즈를 취할까 아니면 '루카'처럼 멋진 척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포즈를 취할 기회는 없었다.(우에노)

--'구구는…'이 예매 시작한 후 40여 초 만에 매진된 것을 알고 있나.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몰랐다. 정말 기쁘다. 내 영화가 일본에서도 잘 됐으면 정말 좋겠다.(웃음) 일본에서는 감독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팬들이 거의 없지만 한국에 와보니 많은 여성 관객들이 내게 사인을 요청하더라.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영화 '러브레터'의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순정만화적이라는 것이다. 일상의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영화에서는 그런 성향의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점이 한국 팬들에게 호감을 사는 것 같다.(이누도)

--'조제…'에서는 아주 냉정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기도 했고 '황색눈물' 같은영화에서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관조하기도 했다. 실제 성격은 어느 쪽에 가깝나.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사람들을 보고 사랑스럽다는 인상을 받으면 이를 영화 속에 담아내려고 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관객들이 잘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든다. 다만, 이런 감정을 영화에 담으려면 다소 냉정함을 가지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이누도)

--일본영화는 큰 이야기보다는 세세한 일상을 그리는 데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영화가 미국영화에 비해 장점을 가진 부분이 일상적인 삶의 소소함을 관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런 영화들은 돈이 적게 든다. 적은 돈으로 많이 벌어들이는 게 좋은 것 아닌가.(웃음)(이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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