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리뷰] 아기와 나

'장근석의, 장근석에 의한, 장근석을 위한.'

영화 (감독 김진영ㆍ제작 ㈜프라임 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장근석이 처음으로 '원톱'(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다. 장근석의 말끔한 외모와, 문제아와 따뜻한 심성의 학생 사이를 묘하게 오가는 연기력이 반짝거린다. 덕분에 10대 뿐 아니라 '누님'들도 흐믓해 할 만한 학원물이다.

장근석은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부잣집 도련님 한준수를 맡았다. '준수한 외모'에, 불의를 보면 못 참지만 결국 사고뭉치인 고3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에 가서 고개를 조아리기 지친 부모가 '가출'한다. 이후 자신의 아들이라는 쪽지와 함께 나타난 우람(문 메이슨)이를 키우느라 좌충우돌한다는 이야기.

코믹하면서도 찡해지는 순간도 심심치 않다. 여기에는 요즘 '누나들의 로망' 0순위로 꼽히는 장근석이라는 아이콘이 큰 몫을 한다. 장근석은 "그동안 가죽 재킷을 입고 무게를 잡았다면 이번에는 속옷 차림으로 편안하게 나섰던 것 같다"고 밝힐 만큼 어깨에 힘을 뺐다.

모유를 고집하며 분유를 먹지 않는 우람이에게 짜증을 내는 장면이나, 친구에게 격분해 주먹을 날리는 장면은 10대들이 공감할 만하다. 고등학생인 준수에게 아기가 있을 수 있다는 설정을 화면분할을 통해 8명의 여성들에게 뺨을 맞는 것으로 코믹하게 그렸다. 자칫 10대를 죄인취급하며 심각해질 수 있는 설정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김 감독은 "사람들이 '요즘 애들이 문제야'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 10대들이 우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욕설을 넣기 보다는 밝고 맑게 그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천진난만한 아기의 목소리에 박명수의 '호통'을 입힌 것은 영 거슬린다. 우람의 우는 목소리는 실제 문 메이슨의 목소리인데 말 소리는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인 것도 맞지 않는다. 개봉 버전에서는 박명수의 목소리를 빼는 것이 낫겠다. 12세 관람가. 9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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