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감독 강우석, 제작 KnJ엔터테인먼트)이 폭소탄을 장전하고 한국 영화 불황 타개의 선봉에 선다.

'공공의 적' 시리즈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1, 2편에서 각각 형사와 검사 역을 맡았던 설경구가 다시 강력반 형사 강철중 역을, 그리고 정재영이 악역 이원술로 가세한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첫 선을 보였다.

1편에서는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아이자 펀드 매니저를, 2편에서는 불법을 자행하며 자신의 부를 키우는 사학재단을 공공의 적으로 설정했던 시리즈는 새로운 에피소드에서 중고생들에게 칼을 쥐어주고 집단으로 합숙시키며 사회의 암적인 존재인 폭력조직을 키워내는 조폭을 공공의 적으로 설정했다.

강우석 감독이 기존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폭력과 웃음 코드를 비등하게 분배했다면 '강철중…'에서는 촬영 당시부터 15세 관람가를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악역을 맡은 정재영이 형사 설경구와 결전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영화의 기승전결 곳곳에 폭소탄을 배치해 코믹의 비중을 높였다.

설경구가 맡은 강철중은 15년이 넘는 형사 생활에도 전세금 대출조차 받을 수 없는 처지와 잘하면 본전이고 잘 못하면 죽거나 부상을 당하는 상황에 진저리가 난 인물. 결국 사표를 제출하지만 사건이 일어나면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인다. 어느날 도축장에서 중년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시체를 찌른 칼에서 발견된 지문의 주인공이 며칠 뒤 한 고등학교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반장의 회유로 사건 현장을 찾은 강철중은 이 사건의 배후에 거성 그룹이라는 회사가 관계됐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이원술 회장의 뒤를 샅샅이 캐기 시작한다.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형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사건과 범인을 향한 불타는 투지와 번득이는 본능 때문에 수사의 중심에 서는 강철중 캐릭터에서 나온다. 반쯤 비음이 섞인 톤으로 이죽거리며 고등학생들을 심문하고, 반대파 학교의 일진들을 맞장 띄워 심판을 보며 사건의 단서를 캐고, 이원술의 부하가 경영하는 고깃집에서 고기 양을 저울로 재며 사업을 방해하는 강철중 캐릭터는 전 편 시리즈에 비해 폭력의 강도가 현저히 약해진 영화를 끌어가는 힘이다. 여기에 이문식, 유해진 등 전 편 출연진이 카메오 이상의 비중으로 등장해 빛나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강우석 감독은 이날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스태프들을 모아 놓고 '공공의 적1'에 '투캅스1'을 얹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다. 영화의 유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정신없이 웃기다가 엽기적인 사건들이 반복되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며 "이번 영화에서 내 장기를 모두 꺼냈다. '공공의 적' 시리즈물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싶었다. 강우석이 감독을 계속해도 될 지도 이 기회에 실험해 보겠다"고 말했다.

영화의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임성훈씨가 진행하는 '세븐데이즈'에 조직 폭력배가 등장해 '이 생활에 만족한다. 연봉은 얼마다'라고 말하는 걸 보고 바로 이런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촬영 중에 양평에서 영화 내용과 유사한 중고교생을 합숙시켜 조직원으로 키워내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전에 '한반도'와 '실미도'도 찍었지만 이제야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로 돌아온 느낌이다. '투캅스1, 2' 이후 다시 처음으로 작업한 느낌이랄까"라며 "일반 관객들께 '강우석의 유머 구사력이 아직 죽지 않았구나'라는 소리를 들으면 기운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개봉하는 '강철중…'을 필두로 '크로싱',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님은 먼 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 한국 영화 대작들이 연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어 '강철중…'이 한국 영화 흥행의 물꼬를 터줄 지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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