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 비스티 보이즈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어?"

소위 호스티스라 불리는 여성접대부들이 손님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라고 한다. 호스트라 불리는 남성접대부 역시 마찬가지일 터. 호스트나 호스티스가 있는 술집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그들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들의 삶에 궁금증을 갖게 된다.

영화 (감독 윤종빈ㆍ제작 ㈜와이어투와이어필름)는, 호스트들이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는 질문을 대 놓고 한다. 물론 1980년대 영화가 집안이 가난해 어쩔 수 없이 몸을 팔게 된 호스티스의 사연을 신파로 그렸듯 호스트의 삶을 묘사하지는 않았다.

전작 로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을 받은 감독답게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력으로 산뜻한 감각을 보여준다.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돈이 필요해 호스트의 세계에 빠진 승우(윤계상)는 언뜻 신파의 주인공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부잣집 아들이었다는 것은 영화의 중반에나 살짝 보여질 뿐이다. 영화는 승우를 통해 사랑의 다양한 색깔을 한 그릇에 담는다.

승우가 같은 업계에 있지만 순수하다고 믿고 지원(윤진서)에게 모든 것을 주지만 배신감을 느껴가는 과정은 사실 어느 사랑에나 존재할 수 있는 그림자가 아닐까. 사랑과 집착을 혼동하는 것, 상대의 과거 때문에 현재를 혼란스러워하는 것, 자신의 고통을 상대에게 투영하는 것은 달콤한 사랑 뒤에 숨어 있는 쌉싸래한 고통에 다름 아니다.

오직 '대박'을 꿈꾸며 여자를 이용하는 재현(하정우)은 승우와 대척점에 있다. 얼핏 승우와 같은 부류처럼 보이지만 전혀 반대의 스타일이다. 하정우는 "느낌 있어" "파이팅하자" 등 코믹한 대사로 맛깔스러운 연기를 펼쳐냈다.

안타까운 점은, 초반 승우의 사랑과 고뇌에 초점이 맞춰졌던 영화가 중반부에는 재현의 코믹한 방황에 할애되면서 흐름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윤계상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승우의 파국에 관객이 몰입할 수 없다면, 가닥을 집중하지 않은 탓이다.

윤계상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윤진서의 상반신 노출은 흐름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The Moonlight of Seoul'이라는 영어 제목처럼 서울의 밤을 젊은 감각으로 스케치한 솜씨는 퍽 괜찮다.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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