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면' 거친 형사 조경윤 역

"동성애도, 기관사들의 파업도,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스피드도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영화 '가면'(감독 양윤호, 제작 디알엠엔터테인먼트)의 주연배우 김강우(30)는 작품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키워가고 있다. 자신이 맡은 인물에 몰입하고 공부하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었다.

"작품을 하나 할 때마다 철이 드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 30년을 산 남자인데 저라고 동성애를 그리 쉽게 이해했겠어요. 내가 겪은 일이 아니면 편협한 시각을 가질 적이 많았죠. '태풍태양'을 찍고 나니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스피드가, '경의선'을 찍고 나니 기관사들의 파업이 이해가 가더군요. '가면'도 마찬가지에요. 이제는 그들의 마인드나 생활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죠."

드라마 '나는 달린다'와 영화 '식객'에서 바르고 단정하고 순수한 하지만 열의에 찬 청년을 연기한 그는 '가면'에서 오토바이의 스피드를 즐기고 거뭇한 콧수염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은 거친 형사 조경윤을 연기했다.

고교생 시절 풋사랑처럼 찾아 온 남자 동급생 이윤서에 대한 마음을 애써 떨쳐 버리고 자신을 거칠게 단련해 형사가 된 조경윤이 어느날 헬스클럽에서 벌어진 두 건의 살인 사건에 이윤서가 관련돼 있다는 단서를 잡고 갈등하기 시작하는 것이 스토리의 큰 맥락이다.

"결국은 사랑 얘기죠. 동성애는 영화의 장치이고 소재일 뿐이었어요. 상대가 남자냐, 여자냐를 떠나서 운명적으로 끌리는 하나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죠. 경윤이는 자신이 남성을 좋아한다는 여린 면을 감추기 위해 더욱 마초적으로 보이려는 이중성을 가진 캐릭터였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명적으로 어떤 존재에 이끌려가는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김강우와 이수경(차수진 역)의 파격적인 베드신은 언론시사회 이후 줄곧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보통 영화의 베드신이 극의 끈끈함을 배가시키거나 감정을 고조시키는데 두 배우의 노출 정도에 반비례해 베드신은 놀라울 만치 냉정하고 묘한 불협화음으로까지 와 닿는 장면이다.

"사실 매우 건조하게 표현하려고 했던 장면이에요. 영화 '색, 계'의 베드신이 매우 가학적이면서 두 주인공 사이에 서로 숨기는 느낌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 영화의 베드신도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줘서는 안됐어요. 차수진과 조경윤 사이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고 서로 긴장감과 불안감을 숨기고 있어야 했으니까요."

살을 에는 겨울 추위에 초보 실력이지만 프로 못지않은 능숙한 솜씨로 광안 대교 오토바이신을 무사히 촬영해낸 그는 최근 불쑥불쑥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욕망을 꾹 누르며 지내는 중이다.

"배우는 몸이 재산이에요.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 하죠. 야구 선수들이 사과 하나도 스스로 안 깎으려 하는 것과 똑같아요. 가급적 위험한 일은 몸에서 멀리 하려고 합니다. 스키도 안 타고 스피드 내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요. 이번 촬영에서 오토바이가 왜 남자들의 로망인지 충분히 느꼈지만 가급적 멀리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영화 '식객'의 홍보 당시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지만 만나 볼수록 알 수 없는 남자다. 사생활에 관한 질문에는 대답이 즉각 튕겨 나오는가 하면 직업관이나 인생관은 노련한 중년 신사처럼 무르익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김강우는 어떤 사람일까.

"어릴 때는 정말 헐크였어요. 치고 박고 싸움도 많이 했고 굉장히 다혈질이었죠. 배우 하면서 오히려 내성적이 된 거에요. 부모님께 맞기도 많이 맞고 밖에 못 나가게 하면 유리창도 깨고 나간 적이 있으니까요. 지금은 내 성격을 잘 모르겠어요. 조용하고 진지할 때도 있고 때론 바보 같고. 사실 배우로 끼도 정말 없었는데 대학교 때 느낀 건 연기만큼은 안질리더라고요. 워낙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인데 지금까지 안 질린 유일한 일이 연기에요. 처음엔 이 일이 아니면 죽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배우가 아니면 죽을 것 같아요. 이런 게 천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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