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뒷얘기

취재는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설가도, 영화감독도 한다. 충실한 사례 연구는 허구인 소설과 영화를 사실적으로 만들어준다. 작품에 양감을 부여하는데 캐스팅이나 연출력 못지 않게 취재 또한 중요할 터.

영화 (감독 윤종빈ㆍ제작 와이어투와이어)는 역시 취재가 중요한 영화다. 호스트바를 배경으로 한 만큼 호스트를 실제처럼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호스티스도 아닌 호스트를 본격적으로 그린 영화가 처음인 만큼 철저한 고증은 더욱 중요했다.

윤 감독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실제로 호스트바에서 8개월간이나 웨이터 생활을 하며 '잠입 취재'를 했다. 호스트의 생활이 어떤지, 호스트바를 찾는 여자들의 습성이 어떤지 등등을 면밀히 관찰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계상 하정우 주연으로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요즘도 취재는 계속되고 있다. 촬영 현장에 있어야 할 감독이 다시 호스트바에 취직한 것은 물론 아니다. 대신 실제 호스트가 촬영 현장을 따라 다니고 있다. 말하자면 '감수' 격이다.

호스트바 장면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 호스트가 알려주는 것이다. 영화 출연하는 배우들은 호스트와 대화를 나누며 자문을 구하곤 한다. 영화 속 마사지걸로 출연하는 윤진서 역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실제로 마사지숍에 양해를 구하고 참관하며 '취재'를 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가수로 출연하기 위해 실제 가수처럼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훈련을 받는 경우도 있다. 1월31일 나란히 개봉되는 영화 (감독 하기호ㆍ제작 싸이더스FNH)와 (감독 정용기ㆍ제작 원엔터테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의 김사랑과 의 이보영은 각각 재즈가수로 2개월 여에 걸쳐 전문 가수에게 노래 훈련을 받았다.

처음부터 특정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영화 뿐 아니라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도 마찬가지다. 일반인 밴드의 결성과 발전 과정을 보여준 영화 (감독 이준익ㆍ제작 영화사 아침)과 '아줌마' 핸드볼 선수의 올림픽 출전기를 다룬 (감독 임순례ㆍ제작 MK픽쳐스) 역시 마찬가지다.

의 정진영 장근석 김윤석 김상호는 실제로 3개월간 서울 홍익대 인근 작업실에서 매일 악기 연습을 했다. 의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등 영화 속 '선수'들은 운동선수와 똑 같은 스케줄로 하루 10시간씩 훈련을 받았다. 3개월 여 동안은 배우가 아닌 선수로 살았을 정도다.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을 위해 무엇인가 배울 때에는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한다. 학창시절 공부를 썩 잘 하지 못했던 배우도 있겠지만 배역을 위해서는 '영재' 수준의 재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가끔 영화 관계자들은 "배우는 사람이 아니다. 귀신이다"고 혀를 내두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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