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헬스클럽 다니지 않아도 연인에게 힘주는 수많은 연인이 진짜 '건전커플'

손태영의 '건전커플'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손태영이 출연한 영화 '경의선'의 홍보를 위한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건전커플로 모범이 되겠다'는 발언이 불씨가 됐다. 네티즌들은 '건전커플'의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어떤 방식으로 데이트를 즐기면 '건전커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던지고 있다.

손태영이 왜 자신의 '커플 연애담'을 소개하며 '건전커플'이라는 말을 들이밀었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추측을 해본다면 '영어회화 학원 새벽반을 다니고, 수업이 없는 날은 조조할인 영화를 보고, 오후에는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데이트는 전시화나 공연을 즐기며, 휴일에는 낚시를 즐기는 것'이 건전커플의 조건인 듯 하다.

이 땅에 학업에, 구직난에,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연인'들은 손태영식 '건전커플'이 될 수는 없을 듯 하다. 새벽반 영화회화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렇다쳐도 '매일 압구정동 헬스클럽에 웨이팅 트레이닝'을 하고, 전시회나 공연을 즐기며, 휴일에는 낚시를 즐기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연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손태영의 '건전연애 방식'은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의 럭셔리 연애방식'이다. 한발 양보해 '압구정동식 럭셔리 연애의 건전한 한 방식'쯤은 될 수 있을 듯 하다.

이 땅의 수많은 연인들은 '매일 압구정동 헬스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아도, 전시회나 공연을 즐기지 않아도, 휴일에 낚시를 떠나지 않아도 '건전한 커플'들이다.

밤늦도록 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연인에게 '따뜻한 문자 메시지'로 격려하고 있으며, 오늘도 합격자 발표에 그 이름을 올리지 못한 연인에게 "뭐 어때, 다른 좋은 곳이 있을거야'하며 포옹을 해주는 그런 연인들이 더욱 건전한 커플들이지 않을까?

몇 해 전 한 여자 스타 한 명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파리떼같은 평민들'이라고 발언해 한동안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연예인 선민 의식에서 비롯된 발언이었다. 혹시나 '건전함'을 강조한 손태영 역시 '압구정동식 럭셔리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