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도식화된 연기 No… "배역으로 승부"… 조연도 즐겁게~ 입체적 캐릭터 추구

“틀을 깨는 여배우로 한국 연예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

추상미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배우다. 강렬함과 연약함을 동시에 표출하는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팬들을 매혹시킨다. 아담한 체구지만 엄청난 연기 에너지를 뿜어내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꽉 채우는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추상미의 연기 행보 또한 독특하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던 추상미는 최근 들어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도 즐기고 있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굳혔다 싶었는데 어느 틈에 코믹한 푼수 노처녀(MBC ), 팔자 드센 억척 여인(SBS ) 등 배역의 스펙트럼을 한껏 넓히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이유가 톱클래스 주연 배우로 살아남는 건 결코 아니었다. 그동안 도시적이고 지적인 배역을 맡으며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힌 건 내 연기관과 맞지 않았다. 틀을 깨고 재미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연기자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추상미는 지난 1994년 연극 로 데뷔한 14년차 경력의 베테랑이다. 지난 1997년 영화 이후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주인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추상미는 너무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답습하는 과정에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지난 2003년부터 2년 가까이 연기 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그리고는 2005년 MBC 미니시리즈 의 작은 비중의 조연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도식화된 연기에 흥미를 잃었다. 비중을 떠나 배역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다. 의 연출자는 내가 출연 제의를 흔쾌히 승낙하자 오히려 놀라기까지 하더라. 그 점 또한 나를 즐겁게 했다. 물론 연기도 즐거워졌다. 2년 가까이 쉬면서 아무리 스타라도 조연 배역도 즐길 수 있다는 유쾌한 교훈을 얻었다.”

추상미는 5월 방송되는 SBS 금요 드라마 (극본 마주희ㆍ연출 윤류혜)에서 또다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택한 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여인 오반숙 역이다.

슬픔을 머금은 채 강한 생활력을 발휘하는 외유내강 캐릭터다. 의 ‘좌충우돌 억척녀’ 정자와는 180도 다른 캐릭터인 셈이다.

“연기자에게 연기 변신은 당연한 것이지, 중요한 게 아니다.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은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작품 속 인물도 하나의 성격으로 포장돼선 곤란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입체적인 연기와 캐릭터를 추구한다. 시청자들도 그런 연기에 더 큰 공감을 하지 않을까.”

추상미는 단순히 연기자가 아닌 아티스트의 꿈도 추구하고 있다. 시나리오 및 드라마 대본 등 글쓰기도 즐기고, 음악 미술 등에도 다양한 관심을 지니고 있다.

친정격인 연극 기획자로 나설 욕심도 있다. 실제로 내년에는 자신이 기획한 연극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아버지(1987년 작고한 배우 고(故) 추송웅)의 유산이 아닌가 싶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게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연극기획자인 큰 오빠(추상욱)와 연극 배우인 작은 오빠(추상록) 등 가족이 모두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점도 내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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