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풀 선데이' 촬영 뒷얘기

두 남자의 치명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 (감독 진광교ㆍ제작 시네라인투㈜인네트)가 3월 29일 개봉됐다.

영화는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마약 조직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강형사’(박용우)와 사랑이 곧 죄가 된 또 다른 남자 민우(남궁민)의 이야기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남자가 하나의 사건으로 촘촘하게 묶여지는 만큼 영화 후반의 반전은 폭발력을 선보인다. 반전으로 인해 철저하게 감춰져 왔던 영화의 제작 과정의 숨겨졌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박용우, 금주와 폭주 사이에서….

‘강형사’ 역의 박용우에게 는 유난히 술과 인연이 깊은 작품이다. 박용우는 영화 촬영 한 달 전부터 엄청난 운동량을 소화하며 ‘몸 만들기’에 매진했다

박용우는 당시 평소 좋아하는 술을 처음으로 끊었다. 금주까지 하면서 매달린 ‘몸 만들기’ 1달 만에 7kg 감량과 함께 ‘초콜릿 복근’으로 돌아왔다.

수척해진 얼굴에 퀭한 눈매는 덤으로 따라왔다. 제작진은 1달 만에 완전히 다른 인물이 돼 나타난 박용우에 대한 반가움보다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

술과의 인연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용우는 영화 속 강형사가 경찰 내부조사수사망이 좁혀오면서 차 안에서 고뇌하는 장면에서는 즉석에서 소주 한 병을 한번에 ‘원샷’으로 마시며 촬영에 임했다.


# 민지혜, 올 누드 자청 사건(?)

‘수연’ 역의 민지혜는 이 영화를 통해 눈물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제작진이 가장 배우 민지혜에 대해 떠올리는 인상적인 촬영 장면은 우는 장면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극중 수연은 여리고 심약한 인물이지만 민지혜은 장면마다 대역없이 임했다. 민지혜는 여배우로 감당하기 어려운 장면은 물론 순간적으로 등장하는 등 노출 장면에서도 대역을 마다했다.

한 제작진은 “얼굴과 함께 나오는 노출 장면이 아니어서 주변에서 대역을 권유했다. 하지만 배우가 대역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출연을 강행했다. 작은 장면 하나도 배우가 직접 해 보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진광교, 대역 전문 감독

진광교 감독은 밀도 있는 구성으로 신인 감독답지 않은 연출력을 선보였다. 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연출력 뿐만 아니라 섬세한 연기력(?)도 내비쳤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에필로그 장면의 강형사와 병든 아내의 결혼식 장면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능숙하게 결혼식을 이끌어 가는 주례 역이 바로 진 감독이다.

한 제작진은 “결혼식 장면은 말 그대로 즉흥적인 장면이었다. 강형사의 결혼생활이 불운하게만 그려져 있어서 행복했던 시절을 넣자는 의견이 나와서 하루 만에 진행됐다. 장소 섭외와 보조 연기자들은 준비가 됐지만 주례가 없어서 현장에서 감독이 바로 섭외된 경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앞으로 ‘대역 전문 감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개도 흘러나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