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가의 기적' 촬영 에피소드 공개

배우 하지원이 실감나는 복싱 연기로 코뼈가 휘는 부상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원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CGV에서 있었던 영화 (감독 윤제균ㆍ제작 두사부필름) 기자간담회에서 복싱 연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하지원은 "복싱 장면은 가짜로 할 수가 없었다. 코에서 뿌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제대로 맞았다. 병원은 아직 안 가봤지만 금이 갔던 게 다시 붙은 것 같다. 그 탓에 코가 약간 휘었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극중 여성 복싱선수 명란으로 등장해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연기했다. 실제 마지막 경기 장면에서는 프로복서 오수현과 맞붙어 실감나는 경기 장면을 소화해 냈다. 코뼈 부상은 이 과정에서 입은 것이다.

하지원은 부상 외에도 복싱 장면을 촬영하면서 겪은 심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하지원은 "감독님이 진짜 세게 때려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 나중에는 스스로 흥분돼 힘 조절이 안됐다. 결국 상대 선수가 코피가 나서 촬영을 계속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이어 "상대를 피가 나도록 때려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너무 놀라서 촬영을 중도에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에서 다독여줘서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지만 다시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극중 명란의 아버지에게 죽음을 권유하는 장면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고백했다. 이 장면은 복싱 코치(주현)가 병세가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명란의 아버지(정두홍)에게 더 이상 가족에게 짐이 되지 말라는 뜻으로 약을 건네는 장면이다.

윤제균 감독은 자신의 친척 분이 암으로 투병하시던 아버지에게 똑 같은 말씀을 전해 실제로 일주일 동안 굶으셔서 돌아가셨던 이야기를 넣었다고 밝혀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윤 감독은 "주변에서 상업성 영화에 불편한 장면을 넣으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나의 이야기를 넣게 됐다. 관객이 보기에 불편해도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영화 은 철거촌을 배경으로 여성 복서 명란(하지원)과 철거행동대원 필제(임창정의가 따스한 만남을 그려가는 이야기다. 2월 1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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