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가족으로 살아온 어려운 어린시절‥ 중견배우로 제 2의 전성기

"요즘은 송일국 어머니란 말이 더 듣기 좋아요"

김수미,여운계,나문희 등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배우 김을동 씨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 에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을 회고했다. 그는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 그리고 만년 조연이었던 과거, 송일국의 어머니로 배우 김을동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시종 밝고 유쾌한 어조로 이어갔다.

"우린 거지처럼 살았다"

김을동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굶고 친일파 가족은 3대가 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집도 그런 경우였다"며 "한마디로 거지처럼 살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상 대부분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독립운동에 전 재산을 바친 조상들 때문에 경제적인 궁핍 속에 살고 있으며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가정을 돌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이것은 대대로 가난이라는 굴레가 되어 내려오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 가운데에는 유공자 명단에도 들지 못해 극빈층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상당수다.

"송일국 어머니라는 말이 더 듣기 좋아"

그녀는 요즘 '마파도2'의 개봉을 앞두고 홍보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주연으로 출연했던 '마파도'가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고 이제 당당한 흥행 배우로 두 번째 주연을 맡은 것이다. '배우 김을동'으로 여느 때보다 기쁜 나날을 보낼 것 같은데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배우 김을동보다 송일국 어머니, 주몽 어머니란 말을 더 많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훨씬 더 좋더라구." 무명의 아들이 유명해진 것이 자신의 조연인생 청산보다 더 기쁘다는 것이다.

"중견 배우의 힘은 겸손과 동료애"

중견배우들이 각광 받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을동은 "우리같이 못생긴 얼굴을 캐스팅 해준 자체가 고마워서 열심히 한 것 뿐"이라며 "어른이 되다보니 신인 배우들 챙기고 감독에게도 더 잘하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그런 점이 영화에도 묻어난 것 같다"며 중견의 힘은 열정과 겸손과 동료애에 있음을 강조했다.

중년 문화가 소외받는 이유에 대해 그는 "중년들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자꾸 보여주면 문화계도 우리에게 관심을 갖을 것"이라며 가수 비의 콘서트에 몰래 가서 젊은이들처럼 즐긴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중견, 중년, 7080... 그들은 분명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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