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여성복서·가수로 변신… 연기 임하는 자세 뛰어나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캐머런 디아즈가 연기한 영화 속 메리에게만 특별한 뭔가가 있을까? 하지원과 김아중에게도 특별한 뭔가가 있다. 최근 승승장구하는 이들은 공통점이 많다. 인형 같은 외모가 아니라는 점, 데뷔 초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노력으로 현재의 자리를 꿰찬다는 점 등이 그것.

두 배우가 최고의 연기력으로 스타 자리에 올랐다고 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작품에 임하는 자세만은 '최고'라는 찬사를 붙여도 좋을 듯.

이들이 최근 영화에서 연기 아닌 다른 장기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악바리로 통하는 두 스타는 각각 가수로, 여성복서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아중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가수 지망생 뚱보 한나와 'S라인 미녀' 제니 역을 맡아 팝송 '마리아' 등을 열창한다.

'마리아'는 최근 벅스ㆍ쥬크온 등의 음악사이트에서 인기가요 차트 1위를 휩쓸며 영화 흥행에 크게 한몫하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를 제작한 KM컬쳐 류은숙 팀장은 "'미녀는 괴로워'가 4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은 데는 '마리아'의 역할도 컸다"면서 "크랭크 인하기 전 2개월간의 보컬 트레이닝과 녹음 전 연습과정에서 보여준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내달 15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되는 '1번가의 기적'에서는 여성복서 하지원을 만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여성복서 명란으로 출연하는 하지원은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 전 3개월간 WBC 밴텀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변정일 씨로부터 훈련을 받았다.

2일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1번가의 기적' 제작발표회는 여성복서 하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윤제균 감독은 "변정일 코치가 '하지원 씨를 6개월만 맡겨주면 데뷔전을 치르고 세계 챔피언 결정전에 내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며 복서 하지원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상대 역인 임창정은 하지원에게 맞아 열흘간 촬영을 못했을 정도라고.

제작사 두사부필름의 허태구 대표는 "하지원 씨를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면서 "술을 먹어도 흐트러지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그녀의 프로 근성을 칭찬했다.

하지원이 KBS 2TV 드라마 '황진이'를 촬영하면서 집 마당에 외줄을 매놓고 연습했다는 일화는 그녀의 프로 근성을 입증하는 또 다른 에피소드. 그녀는 드라마 속에서 외줄타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하지원과 김아중의 이 같은 프로 근성은 그저 예쁘기만 한 여배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