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1번가의 기적'에서 여성복서로 변신… 임창정과 두번째 작품 '기적 재현?'

영화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 제작 두사부필름) 제작보고회가 2일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렸다.

이 영화는 2002년 4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색즉시공'의 주인공 하지원ㆍ임창정과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다시 뭉쳐 만든 작품. '색즉시공'은 하지원, 임창정 두 배우에게 '흥행배우'라는 타이틀을 안겨주며 이들이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그 동안 톱스타로 성장한 하지원과 임창정이 다시 뭉친 '1번가의 기적'이 어떤 흥행 성적을 낼지 주목되는 상황.

특히 '색즉시공' '두사부일체' 등을 통해 코미디 전문 감독의 면모를 보여준 윤제균 감독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유성협 작가의 만남이라 관심을 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는지 아니면 충돌로 끝났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영화는 설 명절을 앞둔 내달 15일 개봉된다.

'1번가의 기적'은 산동네 '1번가'를 배경으로 재개발을 위해 동네에 들어온 건달 필제(임창정)가 여성복서 명란(하지원)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 두 사람을 중심으로 1번가에 사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에피소드를 하나로 엮었다.

제작보고회에서는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하지원ㆍ임창정ㆍ이훈ㆍ강예원 등이 참석했다.

윤제균 감독은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 떨린다"고 했고, 임창정은 "날로 성장하는 배우 하지원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여성복서 역할이다. 실제 여성복서인 김주희 씨가 다니는 체육관에 가서 훈련을 받았다. 선수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3개월간 뛰고 굴렀다. 훈련을 받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복싱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왜 이 영화를 선택했나 후회하기도 했다.(하지원. 이하 하)

--몸을 쓰는 액션 연기를 많이 했는데 가장 잘 맞는 역할은.

▲에어로빅ㆍ무술ㆍ복싱 등을 해봤다. 개인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액션을 잘하지는 않지만 즐겁다. 힘들기는 하지만 (이 같은 배역은)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앞으로도 액션은 계속 할 것 같다.(하)

--어떤 역할을 맡았나.

▲'1번가'는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동네라 할 수 있다. 인터넷도 안 되고 수돗물도 안 나오고 아무것도 없는 그런 곳이다. 내가 맡은 필제는 그곳을 접수하러 갔다가 접수당하는 역할이다.(임창정. 이하 임)

--터프한 이미지인데 멜로연기를 했다. 이 영화가 영화 데뷔작 아닌가.

▲6~7년 전에 이휘재 주연의 영화에 우정 출연한 적이 있다. 그 영화는 개봉 못하고 비디오대여점으로 직행했다(웃음). 이 작품이 개봉하는 첫 영화가 될 것이다. 순애보 사랑을 선보이는 태석 역인데 무척 재미있었다.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1년 가량 촬영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점을 느끼고 싶었다. 상대역인 강예원 씨가 늘 알고 지낸 여자처럼 처음부터 어색하지 않아 편안하게 촬영했다.(이훈)

--임창정과 5년 만의 만남이다. 달라진 점은.

▲오빠가 '유비남(유부남)'이 된 것이다. 어제 술을 조금 먹었더니 말이 꼬인다(웃음). 오빠는 5년 전에도 푸근한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배우 임창정이 아닌 동네 오빠라는 느낌마저 든다. 이번에도 오빠가 많이 도와줬다. 오빠 덕분에 밋밋한 장면도 입체적이고 더 재미있는 장면으로 탈바꿈했다.(하)

--극중에서 이훈 씨를 애타게 하는 역할이다.

▲촬영 전에는 이훈 오빠가 무섭고 의리 있고 그런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서글서글하고 인간적이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에도 남자친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강예원)

--이훈 씨와 촬영장에서 자주 만났겠다.

▲에피소드가 달라 한번도 만난 적은 없다. 촬영 들어가기 전 이훈 씨를 만났는데 요즘 뭐 하느냐고 물었더니 '1번가의 기적' 촬영할 거라고 하더라. 내가 캐스팅된 걸로 알고 있던 터라 놀라서 영화사에 전화까지 했었다(웃음).(임)

--하지원의 복싱 실력은 어떤가.

▲조금만 더 하면 진짜 시합에 나가도 될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팔뚝을 만져봤는데 돌덩이 같더라. 주먹도 매서웠다. 하지원 씨에게 맞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얼굴이 부어 열흘 정도 촬영을 못했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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