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마누라3'서 수치와 밀고 당기는 기철 역… "전작 1·2편 캐스팅 제의는 거절"

"우리나라에서는 에로배우로서의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조폭마누라3'을 찍으면서 몇 달 겪어본 수치의 매력은 보이시한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선입견과는 달리) 털털하고 투박한 매력이 있고 몇 달 겪어보니 귀여운 측면도 있었습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조폭마누라3'(감독 조진규, 제작 현진씨네마)에서 남자주인공 기철 역을 맡은 이범수(36)는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아령 역으로 출연하는 홍콩의 인기 여배우 수치(舒淇)에 대한 인상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범수가 맡은 기철은 국내 폭력조직 동방파의 3인자로, 홍콩 폭력조직간 세력다툼 끝에 한국으로 피신오는 홍콩 명문 폭력조직 보스의 외동딸 아령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결국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는 역이다.

"한 달 동안 홍콩 로케이션을 했는데 수치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촬영현장에 갔다가 점심먹을 시간이 돼 모든 스태프가 함께 점심을 먹는데, 수치가 카페 한 구석에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더라구요. 보기가 안좋길래 통역을 시켜서 '같이 와서 밥먹자'는 말을 전했는데 '생각이 없다'고 하더래요. 그래서 '결례가 아니면 내가 그 자리로 가서 밥을 먹어도 되겠느냐'는 뜻을 다시 전하자 '상관없다'는 답이 돌아오길래 수치가 앉아있는 자리로 가서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건넸습니다. 어떤 영화 좋아하냐, 한국영화 본 적 있느냐, 뭐 그런 얘기도 물어보고 하면서 대화를 나눴죠. 그러면서 친해졌어요. 그 때 '아, 낯가림이 있는 친구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성공한 시리즈인 '조폭마누라'. 이번 3편이 1, 2편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전편들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일단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저는 조폭마누라 1, 2편 때도 캐스팅 제의를 받았었는데, 그 때는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코믹 조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벼운 웃음은 싫어합니다. 하지만 3편에는 건강하고 타당한 웃음과 더 재밌는 볼거리가 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알찹니다. 전편이 주는 소재와 재미는 그대로 가져왔고 '조폭영화는 뻔하고 싸구려 웃음 아니냐'는 선입견을 깨는 참신한 내용과 건강한 웃음이 있다는 것이 이번 영화의 장점입니다"

이범수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짝패'에서 모처럼 인상깊은 악역을 선보였던 그는 '조폭마누라3' 뿐 아니라 14일 개봉하는 '미녀는 괴로워', 내년 초 개봉하는 '언니가 간다' 등에도 출연한다. 다시 전공인 코믹 연기로 돌아온 셈.

"코믹 연기가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듣고,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믹 연기가 재밌습니다. '조폭마누라3'에서도 거칠고 성질은 앞서지만 실수를 많이 하는 역을 맡았는데 재미있게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원조 '조폭마누라'를 찍었던 조진규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수치, 이범수, 현영, 오지호 등이 출연하는 '조폭마누라3'은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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