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개봉 '오래된 정원' 제작발표회… 염정아 "결혼하면 더 성숙한 사랑할래요"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 '오래된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 '오래된 정원' 제작사 MBC프로덕션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13분 분량의 영화 하이라이트를 공개했다.
영화 '오래된 정원'은 '국보급 작가' 황석영과 '문제 감독' 임상수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 작품. 올 1월부터 4월까지 촬영했으며 내년 1월4일 개봉될 예정이다.
행사에 참가한 임 감독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권 투사 현우(지진희)와 시골학교 미술교사 윤희(염정아)의 17년간의 사랑 이야기를 스크린에 충실하게 담아냈다"고 말했다.
영화는 소설의 절반 분량을 차지하는 운동권 투사로서의 현우의 행보는 과감히 들어내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1980년 대학가 시위 장면은 규모나 리얼리티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MBC 최윤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임 감독과 주연배우 지진희, 염정아가 참여했다.
임 감독은 "심각하고 정치적이지 않은, 아름답고 특이한 러브 스토리"라고 영화를 소개한 뒤 "전형적인 멜로 영화지만 기존 멜로 연기와는 다른 두 인물이 부딪쳐가면서 나오는 연기를 통해 재미를 줬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이미 기술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는데 이 자리가 전체 영화를 보여주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면서 "여러분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영화를 본다는 지진희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련되고 멋진 영화가 나온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다음은 감독ㆍ배우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영화화할 마음을 먹게 됐나.
▲소설이 출판되자마자 사서 읽었다. 울면서 본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전작 '그때 그 사람들'은 1979년이 배경이다. '오래된 정원'은 1980년 무렵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다. '오래된 정원' 속에는 윤희와 관련된 영작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는 나중에 변호사가 된다. 영화 '바람난 가족'의 주인공 영작(황정민)처럼 말이다. 세 영화가 이렇게 연결돼 있다.(임상수 감독, 이하 임)
--소설과 영화의 차이는.
▲'오래된 정원'은 장편소설이다. 100분짜리 영화로 각색하는 작업이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원작은 멜로 영화지만 고상한 사랑을 담고 있다. 현우와 윤희의 사랑이 고상하게 살지 못하는 우리에게 보탬이 되도록 찍어보려고 노력했다.(임)
--원작자인 황석영 씨에게 조언을 들은 적이 있나.
▲선생님이 촬영 현장에 두 번쯤 오셨다. 통이 큰 분이기 때문에 이래라저래라 한 적은 없다. 맘대로 찍으라고 하셨다.(임)
--영화 속 데모 장면이 인상적이다.
▲전북대학교의 지원 아래 사흘 동안 찍었다. 영화에서는 4분 정도 나온다. 1980년대 학번으로 대학 4년간 매일 데모 현장을 보면서 학교를 다녔다. 촬영감독과 한국에서 가장 좋은 데모장면을 찍자며 촬영했던 장면이다.(임)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시나리오 보기 전부터 임 감독님이 멜로 영화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위에서 캐스팅이 들어오면 무조건 하라고 하더라. 감독님이 캐스팅 제의를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염정아, 이하 염)
▲임 감독님의 예전 영화를 보면서 제의가 들어와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파격적이고 남다른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감독님의 전작에 출연했다면 굉장히 힘들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래된 정원'은 전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주변 사람들이 무조건 출연하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지진희, 이하 지)
--윤희는 어떤 여자인가.
▲일반적인 멜로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다. 멜로 영화에는 청순가련형의 여자가 많은데 윤희는 강하고 자기 신념으로 사랑을 지켜나가는 여자다. 그래서 저랑 잘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염)
--두 주인공은 결혼했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영화 속 사랑이 남달랐을 텐데.
▲영화 속 사랑은 6개월간의 짧은 사랑이다. 만약 사랑의 기간이 3~4년이었다면 현우와 윤희도 치고받고 싸웠을 것이다. 6개월 간의 사랑이라 아름다운 면만 있었던 것 같다.(지)
▲윤희의 사랑은 성숙하고 어른스럽다. 윤희를 보면서 결혼하면 많이 참고 너그러운 사람이 돼서 성숙한 사랑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