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고급스런 에로틱 '…겨울여행'… 여배우의 매력ㆍ반전의 묘미 돋보여

불륜 소재는 언제나 자극적이다. 붉은색이 감도는 '세르쥬 노박의 겨울여행' 보도 팸플릿은 이 영화가 어떤 빛깔인지를 가늠케 한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부적절한 관계는 성적 본성을 자극하며 "그렇고 그런 성애(性愛) 영화겠지"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

그런데 '…겨울여행'은 단언하건대 단순한 성애영화는 아니다. 소재로만 보면 루이 말 감독의 '데미지'와 닮아 있지만, 거기에 서스펜스 요소가 합쳐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은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 속에 꽁꽁 묶어놓는다.

잔 모로가 출연했던 '왕자의 원고'로 영화감독으로 인정받는 연극연출가 출신 로베르토 안도 감독의 2004년 작품. 같은 해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배우 다니엘 오테유와 샤넬 향수 모델인 안나 무글라리스가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위험한 사랑을 그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다니엘 오테유)은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 카프리 섬으로 가던 중 배 안에서 금발 미녀 밀라(안나 무글라리스)를 만난다. 다니엘은 그녀의 유혹에 이끌려 뜨거운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그런데 아들과 혼인서약을 하고 돌아서는 신부는 다름아닌 밀라.

이후 밀라는 당혹스러워하는 다니엘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에서 비밀스러운 관계가 들통날까 두려운 다니엘과 달리 밀라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를 유혹해 정사를 벌인다.

그러던 어느 날 다니엘은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봉투 속에는 편지는 없고 밀라와의 정사 장면이 담긴 사진뿐이다.

영화는 에로틱한 화면으로 관객의 눈길을 끈 뒤 복수라는 요소를 끌어들인다. 복수 코드가 등장하면서 밀라가 다니엘을 유혹한 비밀이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영화의 장점은 엔딩 크레디트까지 끊임없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점. 계속되는 반전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필드가 발굴했다는 안나 무글라리스가 육감적인 몸으로 만들어 내는 정사신이 화면을 압도하고 다니엘 오테유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탈리아ㆍ프랑스ㆍ스위스 등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화면이 에로틱한 화면과 병치되면서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