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혈남아'서 문치국 역으로 열연

조한선(25)이 변했다. 영화 '열혈남아'(감독 이정범, 제작 싸이더스FNH)에서 만나는 그는 예전의 '꽃미남' 배우 조한선이 아니다.

연기도 외모도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튀지 않는 연기는 '열혈남아'라는 큰 그림 속에서 설경구ㆍ나문희 등 연기파 배우 옆자리에 그를 자리잡게 만들었다.

'열혈남아'에서 조한선이 맡은 역할은 폭력조직의 막내 문치국. 영화는 조직폭력배 재문(설경구)이 친구를 죽인 대식(윤제문)을 찾아 내려온 전남 벌교에서 그의 어머니를 만나면서 복수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갈등하는 내용을 담았다. 문치국은 벌교 출신으로 도내 태권도대회에서 메달까지 땄을 만큼 유망주였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조폭의 길을 걷는 젊은이. 그는 재문의 복수계획에 동료로 참여한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조한선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영화 시사회 이후 쏟아진 연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흡족한 모양.

"행복해요. 앞으로도 쭉 요즘만큼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돈ㆍ인기에 욕심 없습니다."

조한선에게 '열혈남아'는 의미가 큰 영화다. 연기의 맛을 알게 해 준 작품이기 때문. 그의 진일보한 연기력 뒤에는 영화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있다.

"크랭크 인하기 전인 지난해 4월에 촬영지 헌팅에 따라갔어요. 그 후 전라도 사투리로 녹음된 제 대사를 시간이 날 때마다 듣고 다녔습니다. 영화 '연리지'를 촬영하면서도 쉬는 날이면 이 작업을 빼먹지 않고 꾸준히 했습니다."

서울 출생인 조한선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전라도 사투리를 입에 배도록 CD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며 듣고 따라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했단다.

퉁퉁하게 살이 오른 영화 속 그의 모습도 우직한 시골 출신 젊은이 그대로다.

"화면에서 왜소하게 보이면 안 될 것 같아 많이 먹고 살이 찌면 찐 대로, 부으면 부은 대로 그대로 뒀습니다. 촬영지가 충남 강경이었는데 트레이닝복 입고 동네 슈퍼에서 빵 사먹고 오징어 씹고 다니며 강경 사람처럼 지냈습니다.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도 열심히 하고요(웃음). 하루는 지나가는 고등학생들이 저를 유심히 보더니 '영화에서 강동원 친구로 나온 사람이다'라고 하더라고요."

절친한 친구인 강동원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늑대의 유혹'은 조한선에게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영화가 개봉됐는데 예상했던 반응과는 전혀 달랐어요. 동원이에게만 관심이 집중되고 저에게는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고요."

조한선은 "술도 많이 먹고 싸움도 많이 했다"는 말로 당시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배우에게 힘든 시간은 연기에 큰 자양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조한선도 예외는 아닌 듯. 그는 "그런 시간이 없었으면 열정을 갖고 영화에 전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 촬영분이 있기 전날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걱정이 돼 한밤중에 감독님 찾아가서 함께 대사 연습했어요. 이렇게 열심히 해봤던 경험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진실성을 갖고 연기하자'는 하균이 형(배우 신하균)의 말을 가슴 속에 깊이 담고 있다"는 조한선은 "진정한 의미의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내 이름 앞에 꼭 달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설경구ㆍ나문희ㆍ조한선의 호연이 빛나는 '열혈남아'는 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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