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나만의 것 아니라 출품 반대하지 않았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났다.

17일 부산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왕의 남자'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한 이준익 감독은 "영화를 여러번 본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끼리는 이 영화에 대해 복잡한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왕의 남자'의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팬의 질문을 받은 이준익 감독은 "불손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아카데미상을 싫어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상을 "미국의 문화제국주의를 팽창시키고 유지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한 이준익 감독은 "우리가 왜 거기에 가서 줄을 서야 하는지 모르겠고 또 자존심 상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하지만 영화를 감독했다고 해서 그 영화의 주인은 아니며 영화라는 것은 한 나라의 문화적 재산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출품을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영화 속에서 많은 삼각관계들을 봤다"는 한 관객의 평에 이준익 감독은 "영화 속에는 연산과 공길, 장생의 삼각관계 뿐 아니라 록수-공길-연산, 장생-연산-처선으로 이어지는 관계 등 모두 4가지 삼각관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네 삼각관계가 각각의 축으로 작용해 다시 봐도 그 축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며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복잡한 이야기인데 할 수 있어 기쁘다"며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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