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방전설'과 '각설탕'에서 주연급 활약

영화에는 주연, 조연, 단역 배우 외에도 우정출연, 특별출연, 카메오 등의 타이틀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있다. 이들 특별 명칭은 유명세에 비해 출연 분량이 적으나 극중 꼭 필요한 역을 맡은 배우에게 붙여진다.

이 경우 출연료 역시 주ㆍ조연으로 정식 출연했을 때보다는 적은 것이 관례. 우정출연과 특별출연은 출연료와 출연 배경, 비중 등에 따라 편의상 붙여지며 카메오는 이들보다도 분량이 적은, 한두 장면에 얼굴을 비친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최근 개봉한 '각설탕'(감독 이환경, 제작 싸이더스FNH)과 개봉을 앞둔 '뚝방전설'(감독 조범구, 제작 싸이더스FNH)에 우정출연으로 이름을 올린 두 배우의 활약은 좀 과장을 보태면 주인공을 위협할 정도여서 눈길을 끈다.

그래서일까 두 작품 모두 시사회 전까지 우정출연의 존재를 되도록 알리지 않으려 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많은 영화들이 홍보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연한 스타들의 이름을 많이 '파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임수정 주연 '각설탕'에는 유오성이 우정출연했다. 그가 맡은 '윤 조교'는 임수정을 기수로 훈련시키는 진정한 스승. 임수정 다음으로 출연 분량이 많은 역이다. 그러나 그는 제작단계에서는 카메오 정도로만 부각됐다.

'각설탕'의 홍보사 올댓시네마의 양은진 팀장은 "유오성 씨가 '각설탕'의 이정학 프로듀서와의 오랜 인연으로 출연했고 그 때문에 출연료 역시 평상시에 비해 적게 받았다"면서 "원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유오성 씨가 연기를 잘해 촬영하면서 분량이 늘어난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유오성은 '각설탕'의 제작보고회에 모습을 드러내 존재감을 사전에 알렸다면, 유지태의 경우는 홍보 과정에서 이보다 철저하게 숨겨졌던 케이스.

29일 열린 '뚝방전설'의 시사회에서 관객은 대부분 한 가지 사실에 공통적으로 놀랐다. 카메오로 출연하는 줄로만 알았던 유지태가 주연급인 데다 대단히 강렬한 캐릭터로 영화 전체를 장악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신인급인 세 주인공(박건형, 이천희, MC몽)이 유지태의 파워에 밀리는 감마저 들 정도.

게다가 유지태는 단순히 존재감으로만 승부한 것이 아니라 몸을 던져 악랄한 활극을 펼쳤다. 조직폭력배 두목을 맡은 그는 여러 차례 싸움 장면에 등장해 칼과 주먹을 휘둘렀다. A급 배우의 우정출연이라고 보기에는 넘치는 활약. 물론 제작진으로서는 눈물나게 고마웠을 것이다.

유지태는 조범구 감독과 절친한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말 그대로 '우정'으로 출연했다. 덕분에 개런티를 아예 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더스FNH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유지태 씨는 노개런티로 출연해 의리를 과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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