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영화 '아이스케키' 신애라 - 찡한 감동 가족영화 첫 스크린 도전
따뜻한 이야기 매료, 흔쾌히 출연 "아이키운 경험 연기에 큰 도움 됐죠"

카메라 앞에서 펼치는 변화무쌍한 포즈가 감탄을 절로 나오게 한다. 오랜만에 작품에 출연해 낯설다고 쑥스러워하던 그녀의 말이 겸손에 불과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만든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릴 때마다 때론 환한 미소를, 때론 지긋이 먼 곳을 응시하는 모양새가 얼마나 피사체가 되는 것에 숙련됐는 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다.

배우 신애라는 데뷔 16년 만에 영화 ‘아이스케키’을 통해 난생 처음 스크린 무대에 도전했다.

지난 1995년 최고 화제의 드라마였던 ‘사랑은 그대 품안에’의 상대역인 차인표와 결혼한 후 잠시 팬들로부터 멀어졌던 그녀였다. 눈가의 잔주름이 슬쩍 내비쳤지만 여전히 그녀의 표정에는 젊은 시절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신애라는 영화 촬영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연이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되는 릴레이 인터뷰는 익숙치 않다면서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 연륜을 통해 자유로워진 삶

드라마 속 연인 차인표를 실제의 남편으로 만든 신애라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잉꼬부부, 혹은 모범부부로 꼽힌다.

최근 공개적인 입양을 결정하는 등 어떤 이라도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이틴 스타였던 신애라를 떠올리면 지금 그녀의 모습은 왠지 낯설다. 신애라는 요즘 자신에 대한 평가가 자신 같지 않게 너무 좋게 포장되고 있는 게 조금 부담이 된다고 솔직히 말했다.

결혼 초기 서로 적응하느라 힘겨워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모범 부부가 아니냐고 말을 건넸더니 “남편이 군에 입대했을 때, 아이가 생겼을 때 견뎌내는 게 힘들었죠. 팔짱 끼고 어쩌나 지켜보겠다는 듯한 세상의 시선도 부담스러웠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애라는 세상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다. 모범 부부라는 수식어도 낯간지러웠지만 이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고 표현했다. 가끔 여느 부부처럼 부부싸움도 하지만 세상의 시선 때문에 굳이 숨기려하지 않는다. 신애라는 아마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점차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된 덕분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신애라는 가족 이야기를 꺼낼 때는 아들 정민과 입양한 딸 예은의 얘기를 쉼없이 들려줬다. 정민의 엉뚱한 말투는 남편인 차인표의 성격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부터 예은을 입양할 당시 쉽지 않았던 결정 과정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신애라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게 꿈이에요. 서로 의지하는 관계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입양이란 남한테 권하기는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 영화를 통해 경험한 어머니의 삶

신애라는 영화 ‘아이스케키’를 통해 60년대말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했다. 어찌보면 얼마전 세상을 떠난 그녀의 어머니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셈이다.

신애라는 4년 남짓 투병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그 당시의 어머니들은 요즘 어머니보다 훨씬 희생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물질적으로 풍요하던 시절이 아니어서 내내 뭔가를 주지 못해 가슴 아파하던 어머니들이었죠. 아마 세상을 떠난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애라는 영화 속에서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찾아가기 위해 아이스케키를 파는 아들 영래 역의 아역배우 박지빈과 호흡을 맞췄다. 영래의 아빠찾기 과정을 그린 영화여서 자신은 어찌보면 조연이라고 표현했다.

신애라는 어린 나이에도 세상과 헤쳐나가는 캐릭터를 연기해낸 박지빈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와 뛰어 놀 때는 천상 아이였지만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표정을 드러내는 박지빈의 열정에 놀라워했다.

신애라는 “실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경험이 알게 모르게 어머니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간접적인 경험보다 직접적인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신애라는 아들 정민과 극장을 찾을 때 판타지나 애니메이션을 주로 관람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얼마전 영화 ‘안녕, 형아’를 본 후 가족 이야기에 매료돼 비슷한 구조의 이번 영화 출연을 제안 받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신애라는 “아이들이랑 있다 보면 참 시간이 빨리 가요. 더 시간이 가기 전에 제 아들 정민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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