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파트' '바보' 출연 박하선

고소영의 복귀작이자 촬영지 주민들의 상영 금지 소송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던 영화 '아파트'에는 조용하지만 강한 인상의 신인 여자배우 한 명이 선을 보였다.

비밀을 가진 아파트와 그 아파트를 관찰하는 고소영, 그리고 고소영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한 여고생이 있다. 바로 신인 배우 박하선이다.

실제 성숙함 물씬 풍기는 여대생이지만 영화 속 박하선은 풋풋하기 그지없는 여고생의 모습 그대로다.

영화 속 모습 대로 박하선은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초보'.

'도전 골든벨' 출연, 고교시절 데뷔 제의 받기도

"하지원 언니 팬미팅 장소에 나갔다가 매니저의 눈에 띄어 활동 제의를 받았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3일간 '전쟁'을 치러야 했죠."

고교 재학 시절 KBS '도전 골든벨'에 출연해 활동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바꿨던 그녀에게는 큰 변화였다. 결국 대학도 동국대 연극과로 정했다.

"8개월 정도 연기를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어요. '아파트'와 '바보'의 출연이 결정되면서 마음이 그렇게 편해질 수가 없더라구요."

두 작품에서 박하선의 역할은 신인임에도 불구, 결코 작은 배역이 아니다.

우선 '아파트'에서는 주인공인 고소영과 정체 불명의 '귀신'을 제외하면 박하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전체 150신 중 50개 신의 촬영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이같은 중요도를 증명한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는데 그만한 역이 오니 당연히 부담스러웠죠.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쳐 출연이 확정되고 난 후에는 1달 동안 영화사로 출근을 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어요."

그렇게 연습을 거치면서도 꾸중을 듣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나름의 분석이나 해결 방법이 영화와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연기 연습, 아예 레포트로 제출까지 '지극 정성'

"결국 영화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보고서를 써보기로 했어요. 대본에 나와있는 인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음색까지 제가 판단한 내용들을 문서로 만들어 감독님께 제출했죠."

박하선의 '탐구정신'은 연출진의 큰 호평을 받았다. "연기만으로는 내 열정을 다 보일 수 없다"는 그녀의 각오와 오기가 제작자들에게까지 통한 셈.

'바보'에서도 오빠(차태현 분)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빼앗긴 여동생 역할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요구받았다.

"갈등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이래요. 그래서 감독님은 '네 연기에 따라 관객이 최소 200만명은 더 들수도 있다'고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하시던걸요."

연기에 독하게 매달리고 있지만 차태현의 팬으로서의 감정은 어쩔수 없는 듯.

"영화 속에서는 차태현 오빠를 너무 미워해야 하는 역할인데도 자상하고 재미있는 차태현 오빠를 실제로 보면 도저히 미워할 엄두가 생기질 않아서 고생했어요."

"지고는 못살아" 오기와 강단으로 무장한 신인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가녀린 외모와 달리 강단이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 실제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고.

"운동 하나를 해도 대충하질 못해요. 친구들과 즐기는 보드게임을 할 때도 승부에 질 수 없다는 마음 때문에 엄청나게 집중을 하죠."

얼핏 운동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조용하고 세심한 느낌을 풍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고교 시절에는 체육 선생님이 따로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지도해 줄 정도로 운동에 재능을 보였고 어떤 종목을 하던지 남에게 지지 않을 정도다.

그렇게 고운 외모 뒤에 숨은 강인함으로 무장한 박하선. 어느 순간 두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아 영화팬들의 시야에 들어온 그녀의 앞길이 '불안' 보다는 '기대'로 채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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