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으로 '비호' 꼬리표 훌훌… '맹렬 기자'역 첫 주연 떨려… 누드? 볼게 없어서 ㅎㅎ

현영 화보
어느 틈에 우리 옆에 와 있었다. ‘코 맹맹이’ 소리가 ‘희한하다’, ‘이상하다’는 평을 받았던 그였다. 코믹연기나 ‘약방의 감초’ 역할로 끝나려나 싶었는데 드라마 영화 MC 가수 CF 등 고개만 돌리면 여기저기 얼굴을 보여주더니 이제 영화 주연까지 맡기로 했다.

이름 앞에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표현을 붙여야만 직업이 모조리 설명이 되는 현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눈에 거슬리고 귀에 익숙치 않았던 모습이 어느새 ‘예쁘다’, ‘솔직하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당당히 톱스타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 톱 모델의 자리를 박차고 대학로 극단에서 밑바닥부터 살았죠

현영은 지난 1997년 슈퍼엘리트모델로 데뷔해 7년여간 톱모델로 활동했다. 현영은 부족함없는 모델 활동을 과감히 접고 지난 2003년 대학로의 극단 연단에서 1년간 활동했다.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합격한 현영은 연극 ‘탱고’ ‘서 있는 남자들’ 등의 작품에서 연기를 배웠고, 낮에 비 오면 라면과 소주를 먹는 낭만도 즐기고, 모델 시절 벌어둔 돈으로 배고픈 연극배우들과 밥도 사 먹는 등 밑바닥부터 연기를 배웠다.

“모델 활동을 아예 접고 대학로로 들어간 이유는 ‘절실함’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97년에도 모델로 활동하며 잠시 연기와 MC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제게 절실함이 없더라고요. 모델을 그만두고 ‘이거 아니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연기 공부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안티요? 금새 털어버리죠

현영은 그렇게 조용히 ‘내공’을 쌓은 후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작업의 정석’, 드라마 ‘패션 70’ ‘비밀남녀’ 등에서 톡톡 튀는 역할로 얼굴을 내밀었다. 찬찬히 준비를 했지만 이유없이 자신을 싫어하는 안티 세력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현영이 꼽는 데뷔 후 가장 큰 고비는 처음 연기와 MC를 시작할 때 안티 팬들을 접할 당시였다.

“제가 O형이라 그런지 약간 성격이 남자 같아요. 나쁜 평을 접해도 금세 털어내는 편이죠. 물론 앙금이 남긴 하죠. 요즘은 안티 글에 대화하듯 말로 답을 하면서 가슴에 안 남기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현영은 자신이 “인복이 많다”고 했다. 패널로 나섰던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프로그램을 잘 못하면 갈 데가 없다”고 따끔히 말해주는 매니저 덕분에 정신이 번쩍 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말이나 해 보고 끝내자’는 마음으로 참여한 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1997년에 함께 사회를 맡았던 김경식이 몇 년만에 연락을 해 와 ‘황당극장’에 발탁됐다.

현영은 “카메라를 통해 친구를 사귄다”는 심정으로 팬들을 향해 마음을 열어 나갔다. 솔직한 성형 고백도 그 중 하나다. 덕분에 안티팬들이 줄었고,비호감이 아닌 호감 연예인이 됐다. 에어로빅 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인대학교 보건학과 재학시절 4년 내내 등록금을 스스로 냈던 그 치열함도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이 됐다.

#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죠

현영은 최근 ‘누나의 꿈’으로 클럽가를 강타한 히트곡을 낸 가수이기도 하다. 현영의 가수 데뷔는 사실 1회성 이벤트는 아니다. 현영은 모델로 활동 중에도 댄스 가수의 꿈을 키우며 한 기획사와 연을 맺었다가 400만원의 돈을 사기 당하기도 했다.

‘똑순이’ 현영은 잠적했던 그 기획사 관계자를 다시 찾아내 돈을 돌려 받았지만, 마음의 상처를 받고 가수의 꿈을 접었다. 지난해말 우연히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후 환호 소리의 짜릿함이 좋아서 ‘누나의 꿈’을 불렀지만 가요 무대에 서지는 않았다.

“가수를 하면 제대로 노래하지 립싱크는 안 할 거에요. 언젠가 좋은 곡을 만나면 사람들을 밝게 만드는 가사를 제가 직접 쓰고 노래할 거에요.”

현영은 이달말부터 영화 ‘조폭마누라3’에서 옌볜 처녀로 나서고, 7월 이후에는 영화 ‘절대 사랑할 수 없는 그녀’의 기자 역을 통해 첫 주연을 맡게 된다. 누드화보집 제안도 꽤 많이 들어오지만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첫 주연은 정말 떨려요. 열심히 준비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캐릭터를 창조할 거에요. 누드요? 제가 옷을 입혀놓으면 볼 만 하지만 벗기면 볼 게 없답니다. 호호호.”

현영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대학로에서 건져낸 ‘절실함’을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가끔 절을 찾아 마음을 비워내기도 하고, 명언을 적어 방 문에 붙여두고 자신을 채찍질하기도 한다. 그가 요즘 되새기는 말은 ‘평생 살 것 처럼 꿈을 갖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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