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필두'서 중국요리점 배달부 역할 도전

최여진 화보
[노컷인터뷰] 최여진이라는 연기자를 떠올려 보자. 아직 ‘스타’라는 타이틀을 이름 앞에 달기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섹시’라는 말을 붙인다면 상당히 와닿는다.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도시적’, ‘개성있는 미모’, ‘섹시미’ 등의 수식어가 최여진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오는 5월 11일 개봉하는 새 영화 ‘공필두’에서 ‘섹시녀’ 최여진이 중국요리점 배달부로 등장한다. 뭐가 안맞아도 한참 안맞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신을 작업복 바지에 군화를 신고 소위 ‘철가방 패션’으로 일관해요.”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설정. 하지만 배달부 역할은 최여진 본인이 감독을 설득해 얻어낸 역할이다.

영화 내내 '철가방' 패션으로 일관

“원래 다른 역할을 주셨었는데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배달소녀’ 열할에 너무 끌리는거예요.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싶어 감독님께 고집을 피웠죠.”

길지 않은 연기 경험이지만 매번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야 했던 그녀이기에 뭔가 다른 모습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쌓여온 이미지가 있었으니 주위의 걱정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고.

“전 자신이 있었는데 주위에서는 의심을 많이 하더군요. ‘최여진이 중국집 배달부 역할에 어울리겠냐”는 식이었죠.“

막상 촬영이 시작된 후에는 최여진 스스로도 자신의 색다른면 때문에 놀랐단다. 감독이나 스태프들도 선머슴 같은 최여진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내게도 그렇게 발랄한 모습이 있는지 몰랐거든요. 그 모습이 제법 어울렸었나봐요. 덕분에 촬영을 하면서 출연 분량이 점점 늘어났죠.”

하지만 ‘공필두’ 하면 이문식의 첫 단독 주연작으로 알려진 영화. 최여진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제 출연 분량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 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은거예요. 이런 경험들이 모여 더 큰 역할을 연기를 할 수 있는 재산이 되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최여진이 선호하는 영화 속 역할은 어떤 쪽일까.

“개성이 강한 캐릭터가 자꾸 눈에 들어와요. 주연이냐 조연이냐는 크게 따지질 않고 ‘이거다’ 싶어 욕심이 나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욕심이 나면 그만큼 연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최여진이 욕심내는 분야는 다름 아닌 ‘액션 연기’. ‘공필두’에서도 혹독한 겨울 추위에 스쿠터를 타고 질주하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어색하지 않은 아이디어다.

액션, 멜로 모두 어울리는 배우 되고파

“장쯔이 같은 배우는 연약하고 가녀린 이미지도 있지만 영화에 따라서는 여전사의 강인함도 보여주잖아요. 킬러 역할이나 시대극 속의 험한 삶을 사는 인물도 좋겠죠.”

다양한 연기를 꿈꾸는 최여진에게 개성 강한 미모가 자칫 장애가 될 듯도 하다.

“그런 걱정을 하죠. 매번 비슷한 역할만 제안이 들어오니까요. 그래서 아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변신에 대한 욕심이 성급하다 싶을 정도로 빨리 커진 것 같아요.”

“한국에는 여자 액션 배우가 없으니 한 번 도전해보라”는 권유도 적지 않게 받았다는 최여진. 그렇게 따지자면 캐나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녀인 만큼 여성 액션 영화가 전무하다시피 한 국내 보다는 해외쪽으로 시선을 돌려볼 만도 한데.

“아직은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라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김윤진씨처럼 영어 연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죠.”

최여진이 영화 ‘공필두’를 통해 스스로에게 매긴 점수는 50점.

“내 나름대로는 잘했다고 느끼더라도 제 위치 자체가 아직은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후하게 줘도 50점 이상은 못주겠네요.”

모자란 50점을 채우려 스스로를 채찍질할 최여진의 모습에 관객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최여진은 그 변신 만큼의 큰 기대로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