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스윙걸즈'로 신인여우상… "한국과 깊은 인연 있는 것 같다"

일본 영화 '스윙걸즈'는 촌스러우면서도 담백하다. 소녀들이 품고 있는 꿈을 소박하게 담아내며 어른 관객에게는 흥겨운 추억여행과 생활의 반추를 느끼게 한다. 최근 개봉한 몇 편의 일본 영화가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16일 개봉할 '스윙걸즈'는 가장 대중성이 높은 영화다.

'스윙걸즈'의 주연배우인 우에노 주리(上野樹里ㆍ20)가 한국을 찾았다. 10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영화에서처럼 색소폰을 불기도 했다. 음이 틀리자 얼굴이 빨개지는 그에게서 스무살의 풋풋한 감성을 만날 수 있었다.

우에노 주리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쓰네오를 두고 조제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가나에 역으로 한국 관객에게 친숙하다. 그 후 곧바로 촬영한 '스윙걸즈'를 통해 그는 2004년 일본 아카데미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대중적인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일본 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에노 주리와의 일문일답을 간추렸다.

--한국에 온 소감은.

▲부산에 이어 두번째로 왔다. 난 한국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2003년 고등학교 때 영화 '칠석의 여름'을 촬영하러 페리호를 타고 부산에 왔다. '칠석의 여름'은 한일 합작영화였고, '스윙걸즈'가 해외 국가로는 한국에서 처음 소개된다. 또 중학교 때 2년간 담임을 맡아주신 분이 음악 선생님이었는데 그때 장구를 배워 전교생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시골의 한 학교를 배경으로 했다. 문제아들이 재즈를 통해 꿈을 키워가는데 일본에서 현실적인 내용인가.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학교는 서클 활동이 많다. 그래서 이런 설정이 나올 수 있는 거다. 도호쿠(東北) 지방의 계절감도 충분히 살아 있다. 물론 영화 속 학교는 도쿄(東京)에 있는 학교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시골 학교에서는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색소폰을 연주할 수 없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루게 됐다고 들었다.

▲처음엔 감독님이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배우를 뽑는다고 해서 오디션에 응모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1차 오디션에서 배우를 뽑지 못하자 2차 오디션에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는다고 해 참가했다. 3개월 동안 특별훈련을 받았지만 영 실력이 늘지 않아 촬영중에도 계속 연습했다(이 말이 끝난 후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영화 속에 등장했던 노래를 직접 연주하기도 했다). 난 악보를 볼 줄 모른다. 그래서 음을 외워 연습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호흡을 맞춘 쓰마부키 사토시도 '스윙걸즈'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연출한 '워터보이즈'를 통해 스타가 됐다. '워터보이즈'의 사토시와 비교해 누가 더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것 같나.

▲둘 다 각자의 캐릭터로 감독님께 선택받았기 때문에 어느 쪽이 낫다고 볼 수 없다. '스윙걸즈' 때 미국 뉴욕, LA 등과 일본 전국 각지를 돌며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홍보를 펼쳤는데 그 과정이 정말 흥분되고 좋았다. (남학생 5명이 싱크로나이즈드를 배우는) '워터보이즈'는 풀장을 옮겨야 되니 할 수 없던 마케팅이다. 하하.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어렸을 때 모델로 시작해 나도 모르게 배우가 됐다. 이제는 배우가 생활이 됐다. 최고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다. 영화와 같이 성장했고, 배역을 통해 인간적으로도 성장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배우로서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좋지만 제작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는지.

▲배용준과 박용하 씨? '스윙걸즈' 홍보할 때 한 음악프로그램에 나갔는데 박용하 씨가 우리 직전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 그래서 얼굴이라도 마주칠 줄 알았는데 볼 수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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