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점 차를 극복한 그림 같은 역전승이었다. 안양 KGC 인삼공사가 원주 동부를 꺾고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인삼공사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동부를 66-64로 제압했다. 김주성을 8점으로 묶은 오세근이 12점을 올렸고, 외국인 센터 크리스 다니엘스가 15점 1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양희종은 경기 종료 9.6초를 남기고 결승 미들슛을 성공시켜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정규시즌 2위 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건 2005~06시즌 서울 삼성 이후 6년 만이다. 이상범 감독은 2009~10시즌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창단 첫 우승 반지까지 끼는 기쁨을 맛봤다. 시리즈 내내 맹활약한 오세근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총 78표 중 54표를 획득, 부상으로 상금 1,000만원과 플레이오프 MVP 트로피를 받았다.

3쿼터 한 때 17점까지 뒤지던 인삼공사였다. 전날까지 2승3패로 몰린 동부는 전반을 32-26으로 앞선 뒤 3쿼터에서도 인삼공사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박지현이 시작과 동시에 미들슛을 성공시켰고 벤슨의 골밑슛이 이어졌다. 8분27초를 남기고는 황진원의 3점슛과 윤호영의 골밑슛이 림을 통과했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43-26으로 17점 차까지 벌어졌고, 인삼공사는 4분24초 동안 무득점으로 묶여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극적인 드라마는 그 때부터 시작됐다. 교체 투입된 김성철(6점)과 이정현(14점)이 번갈아 3점슛을 성공시키며 추격을 시작했다. 점수를 42-53, 11점 차로 줄인 인삼공사는 4쿼터 들어 전면 강압 수비를 펼쳤다. 10개 구단 중 주전 4명의 평균 나이(외국인 선수 제외 평균 26.5세)가 가장 어린 인삼공사는 28m의 코트를 수없이 왕복했다. 이 감독은 벤치에서 박수로 선수들을 독려했고 다니엘스은 깜짝 3점슛 2방, 오세근은 착실하게 골밑슛을 넣었다.

결국 경기 종료 46.6초가 남았을 때 전광판에는 64-64 똑같은 숫자가 선명히 찍혔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에서 자신의 장기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 양희종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희종은 9.6초를 남기고 45도 각도에서 깨끗한 미들슛을 성공시키며 포효했다.‘설마 설마’하던 이 감독은 벤치에서 껑충껑충 뛰었고 치악체육관을 찾은 인삼공사의 팬들은 함성을 쏟아냈다.

동부로선 빡빡한 일정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의 ‘트리플 타워’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발걸음이 무뎌졌고 상대의 빠른 움직임에 속수무책 당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강동희 동부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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